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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트럼프, 관세책정서 美 핵심 수출품 '서비스' 뺐다"

SBS Biz 김완진
입력2025.04.11 06:56
수정2025.04.11 07:49

■ 모닝벨 '비즈 나우' - 최주연, 임선우

[앵커]

관세에 울고 웃고, 전 세계 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장을 들썩이게 한 트럼프 관세가 허점투성이라는 분석들이 나왔는데요.

관련 내용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부분은 이번 관세 책정에서, 서비스 부문이 빠졌다는 거죠?

[기자]

미국의 핵심 수출품이 바로 이 서비스 부문이죠.

그런데 상호관세에서 미국이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만 부각시키고, 엄청난 흑자를 내는 서비스 교역은 일부러 제외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외국에 파는 것보다 더 많이 사들이는 건 맞지만, 서비스 부문에선 그 반대라고 지적했는데요.

지난해 미국의 상품 부문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동시에 서비스업 무역 흑자는 2천950억 달러로 폭증했습니다.

미국은 20세기 중반만 해도 제조업 공룡으로 상품 교역으로 먹고살았는데, 현재는 서비스 산업이 지배하는 경제 구조로 전환됐습니다.

포드나 제너럴모터스 같은 전통제조업체들이 더 이상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나 알파벳, JP모건 같은 서비스 업체들이 그 자리를 대신 메꾸고 있는데요.

소프트웨어와 금융 상품들이 주력 수출품으로 올라섰고요.

일부 서비스 업체들은 총매출에서 해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시장을 압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 계산에서 서비스 부문을 빼버렸는데, 이렇게 의도적으로 눈을 가리고 있지만,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나라들은 미국 서비스 수출에 주목하면서, 그간 무풍지대로 불렸던 미국의 서비스 부문도 무역전쟁에 끌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유럽연합은 바로 이 부분을 파고들기도 했죠?

[기자]

사실 서비스 수출에 관세를 물리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업을 대상으로 세금을 물리거나, 또 벌금을 물릴 수도 있고, 아예 자국 내 활동을 금지시킬 수도 있는데요.

유럽연합이 이 분야에서 전문가로 꼽힙니다.

트럼프 관세 위협에 대응해 애플과 구글 등 미국 빅테크를 응징할 수 있다는 점을 줄곧 경고해 오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해 발효된 디지털시장법, 이른바 빅테크 갑질방지법이 견제에 활용되는 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만 들여다보니까 트럼프 관세가 허점투성이였다는 지적도 많이 보여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행보가 본능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뉴욕타임스는 고위 참모진조차도 상호관세 유예가 발표될 것이란 걸 알지 못했다 전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처음부터 대통령의 전략이었다며 국채 시장 급락과는 관련이 없다 주장했지만,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자신의 결정에 대해 국채 시장을 봤다고 말해 이런 뒷수습을 무색하게 했다고 지적했고요.

나라별 관세율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즉흥적인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무역대표부가 각국의 관세율과 무역 장벽에 대한 추정치를 토대로 관세율 공식을 고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를 기반으로 한 공식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집권 1기 당시 매번 발목이 잡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이번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 주변에 말해올 정도로, 이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짚었습니다.

[앵커]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현금성 자산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고요?

[기자]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발표 이후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머니마켓펀드나 초단기채 펀드 등 큰 비용 없이 현금으로 전환하기 쉬운 현금성 자산에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달 들어 MMF 시장에는 60억 달러, 우리 돈 87조 원이 유입돼 총자산이 1972년 이후 최고치인 7조 4천억 달러로 늘었고요.

개인의 현금 보유 비율도 2월 17%대에서 지난 3월 18.3%로 늘었습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한데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8일 MMF 설정액은 219조 6천억 원을 넘어서면서 지난달보다 30조 원 넘게 급증했고요.

MMF와 비슷한 성격의 초단기채 펀드로도 돈이 몰리고 있는데, 최근 일주일 새 1조 원이 넘는 뭉칫돈이 새로 유입됐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에 달러가 흔들린다는 경고도 나왔죠?

[기자]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몇 주간 일어난 일은 미국 통화에 대한 신뢰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적했는데요.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대해 경제적 합리성과 약간의 현실주의로 돌아가는 출발점이다 평가하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미국 내 신뢰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쓴소리를 남겼습니다.

골드만삭스 역시 경기침체 공포와 무역전쟁의 불확실성, 미국 기관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미국 자산과 달러가 타격을 받았다 짚었는데요.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유로화 가치는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기도 했습니다.

증시부터 채권, 금, 유가, 가상자산까지, 종잡을 수 없는 널뛰기 장세를 보인 한 주였는데요.

미중 간 치킨게임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오락가락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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