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관세 책정서 美 핵심 수출품 '서비스' 뺐다"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4.11 04:20
수정2025.04.11 05: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는 미국이 상품 교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만 부각시키고, 미국이 엄청난 흑자를 내는 서비스 교역은 일부러 제외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이 외국에 파는 것보다 더 많은 상품을 사는 것은 맞지만 서비스 부문에서는 그 반대가 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빅테크들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부터 금융 자문 등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서비스 시장은 미 기업들이 대부분 장악했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미국의 서비스 수출은 자신의 관세율 계산에서 일부러 뺐습니다. 미국의 서비스 수출에는 의도적으로 눈을 가리고 있지만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나라들은 미 서비스 수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수출에 관세를 물리는 것은 어렵지만 미 기업을 대상으로 세금을 물리는 것은 가능합니다. 또 벌금을 물릴 수도 있고, 아예 자국 내 활동을 금지시킬 수도 있습니다.
실제 유럽연헙(EU)는 트럼프의 대대적인 관세 위협에 대항해 미 빅테크를 응징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왔습니다. 지나해 발효된 디지털시장법(DMA)이 미 빅테크 견제에 활용되는 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또 외국 소비자들의 반감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외국 소비자들이 미 은행, 자산운용사, 기타 서비스 업체 수요를 줄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WSJ은 지난 수십년 미국과 전 세계 사이에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미국에 자동차, 전화기, 의류, 식품을 미국에 보내는 대신 이들은 미국 채권, 소프트웨어, 경영 컨설팅 등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국내 공장 문을 닫고 외국에서 더 많은 상품을 수입하면서 미 상품부문 무역적자는 지난해 1조2천1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미 서비스업 무역 흑자는 2000년 770억달러이던 것이 지난해 2천950억달러로 폭증했습니다.
포드자동차나 제너럴모터스(GM) 같은 업체들은 더 이상 미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JP모건 같은 서비스 업체들이 영향력을 갖게 됐습니다.
이들 소프트웨어, 금융 제품이 미 주력 수출품으로 올라섰습니다.
일부 서비스 업체들은 총매출에서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 시장을 압도하기도 하빈다.
외교관계위원회(CFR)의 브래드 세처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세금도 서비스 수출 확대를 자극합니다.
많은 미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외국에서 매출을 신고하고, 미 본사에는 수수료만 냅니다. 이 수수료는 지적재산권 또는 자산운용 수수료로 계상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서비스 수출입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이 흐름에 파국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EU는 미 관세에 맞서 미 빅테크들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옌 EU 집행위원장은 지난주 유럽의회에 출석해 “유럽은 많은 카드를 들고 있다”면서 “무역부터 기술, EU 시장 규모에 이르기까지 활용할 카드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외국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미 서비스업에 충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미 호텔과 미 항공사 탑승권을 예약하는 것도 미 수출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반이민 추방 정책 속에 각국 내에서는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고,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미 여행 수요가 급감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9일 미 여행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미 상품 수출도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외국 소비자들이 미 브랜드에 대한 반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웨인스틴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는 “반감을 만들어내면 물건을 팔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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