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에 분통, 수수료에 울화통…퇴직연금 확 달라질까?
SBS Biz 지웅배
입력2025.04.10 07:54
수정2025.04.10 08:19
고질적인 낮은 수익률 문제를 해결하고자 수년 동안 논의만 거듭되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방안이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10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퇴직연금 시장은 대부분 근로자 개인이 금융기관과 직접 계약을 맺고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계약형'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투자 경험과 정보가 부족한 대다수의 근로자에게 적절한 투자 결정을 어렵게 만듭니다.
결국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안주하는 등 안정성만을 추구하는 소극적인 투자 행태로 이어져 낮은 수익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이 본연의 목적인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습니다.
반면 기금형 퇴직연금은 전문적인 투자 역량을 갖춘 독립적인 기관이 근로자의 퇴직금을 모아 기금 형태로 통합 운용하고, 그 수익을 가입자에게 배분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전문적인 자산 배분과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안정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약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대안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실제로 호주나 미국 등 퇴직연금 선진국에서는 기금형이 보편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효과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앞서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처음 공론화된 이후 2016년과 2019년에도 정부와 정치권에서 도입이 거론됐으나, 제도 설계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한 이견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 차이 등 번번이 좌절됐습니다.
최근 들어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국민 불만이 지속해서 분출됐고,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지난달 21일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추진 자문단을 공식 출범시키고 첫 회의를 열었습니다.
자문단은 경제, 경영, 사회복지, 법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짜였으며 사업장 규모별 적합한 기금 형태, 수탁 법인의 형태 및 요건, 기금의 인허가 및 관리 감독 등 핵심 쟁점 사항을 깊이 있게 논의할 예정입니다. 노동부는 자문단 논의 결과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에는 퇴직연금 사업자, 노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관련 법안을 발의할 계획입니다.
정치권에서도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작년 8월 상시 근로자 100인 초과 사업장에는 국민연금이, 100인 이하 사업장엔 근로복지공단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여야 정치권의 합의를 통해 기금형 퇴직연금의 입법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9월부터 30인 이하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의 성공적인 운영 성과는 기금형 도입 논의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푸른씨앗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납입한 부담금으로 공동 기금을 조성·운영해 근로자에게 퇴직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로, 전문적인 운용을 통해 계약형 퇴직연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금형 모델이 실제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성공적으로 도입될 경우 근로자는 전문적인 자산 관리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운용 비용 절감 및 수익률 증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입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이 자격증 있으면 월 400만원 받아요"…인기 자격증 보니
- 2.보름 만에 10배 뛰었다…1억 넣었으면 10억 된 '이 주식'
- 3.[단독] 광명 붕괴사고 후폭풍…신안산선 개통, 결국 2년 더 늦어진다
- 4.국민연금 인상 고지서 온다…자영업자·프리랜서 '덜덜'
- 5."애 낳았더니 1000만원 입금 실화냐"…통큰 지원 회사 어디?
- 6.[단독] 삼바 개인정보 노출 일파만파…개보위 조사 나선다
- 7.금·은·구리, 45년 만에 첫 동시 최고가
- 8.공휴일이 된 제헌절…내년 황금 연휴 올까?
- 9.60세 은퇴 옛말…2039년 65세 정년 시대 온다
- 10."쿠팡 인력 대부분 중국인"…내부 폭로에 발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