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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에이블리, 삼성 투자받은 마지막 관계사도 정리

SBS Biz 이광호
입력2025.04.08 17:17
수정2025.04.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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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가 지난해 외형 성장을 이어간 가운데,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숙제를 남기면서 적자 관계회사들을 줄줄이 정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8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3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 30억원대 영업이익을 낸 뒤 지난해 바로 다시 영업적자로 돌아서며 재무 건전성의 물음표는 커졌습니다.



에이블리의 현재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522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작년 '티메프' 사태 직후에는 에이블리가 위험 기업으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패션계 스카이스캐너' 정리…사업도 '종료'
이런 가운데, 지난 2020년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자회사로 설립됐던 에이블리블랙(현 트라이어즈)의 지분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이블리블랙은 출자 전환, 즉 보유하던 대출금을 주식으로 바꾼 데 더해 무상감자까지 진행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76%였던 에이블리의 지분율은 5.9%로 급감했습니다. 에이블리블랙은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종속회사에서 탈락하고 기타특수관계자로 위상이 바뀌었습니다.



지난 2021년 에이블리블랙에 10억원을 투자해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도 2023년 말 보유했던 주식 가치를 0으로 상각한 데 이어 전체 지분을 지난해 정리했습니다. 

에이블리블랙의 사업도 종료됐습니다. 2021년 출시한 패션 가격비교 앱 '멜리즈'(이후 '샵스캐너'로 이름 변경)는 한때 '패션계 스카이스캐너'라는 별명을 얻으며 누적 다운로드 160만회를 넘겼으나, 올해 2월 서비스를 종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적자 쌓여…에이블리 "자사 건전성 영향 없어"
이는 누적된 적자를 이겨내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말 기준 에이블리블랙의 자산은 8500만원에 불과했는데, 부채는 8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2023년 순적자도 25억원에 달했고, 2020년 이후 누적된 적자는 170억원에 달했습니다. 

에이블리 측은 "에이블리블랙은 2022년부터 지분법 적용을 중단해 당사 재무제표상 영향이 없는 회사"라며 "재무 리스크 관리 차원의 계열사 정리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에이블리블랙의 지분 감소에 대해선 "해당 회사가 독립적으로 결정·진행한 사안으로, 에이블리코퍼레이션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에이블리가 2021년 10억원의 유상증자와 2022년 역시 10억원의 자금대여 등 에이블리블랙에 투입한 자금은 회수가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후 에이블리의 사업의 확장 방정식은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보입니다. 신규 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지만, 과거처럼 자회사를 설립해 법인을 나누는 방식은 사라졌습니다. 에이블리는 "최근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며 "4910과 아무드 등 신규 앱을 잇따라 선보였고 뷰티·푸드 카테고리 확장과 핀테크 등 신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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