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공포에 반도체주도 급락…삼성전자 5.2%·SK하이닉스 9.6% ↓
SBS Biz 이민후
입력2025.04.07 17:06
수정2025.04.07 17:24

[반도체주 PG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 주가가 오늘(7일) 글로벌 관세 전쟁 우려에 사흘째 급락세를 보이며 휘청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17만원선을 내줬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5.17% 내린 5만3천2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10.30%) 이후 가장 컸습니다.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9.55% 급락해 장중 저점인 16만4천8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12월 26일(16만9천400원) 이후 3개월여 만에 17만원 선을 내줬습니다.
이날 SK하이닉스 하락률은 지난 1월 31일(-9.86%) 이후 2개월여 만에 가장 컸습니다. 당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에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며 국내 반도체주도 덩달아 급락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모두 트럼프 정부의 관세가 발표된 지난 3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사흘간 SK하이닉스의 낙폭은 16.7%에 달하며 삼성전자도 9.5% 떨어졌습니다.
반도체주는 지난 3일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관세 폭탄의 충격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반도체 품목관세 도입이 임박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고강도 상호관세 조치에 반발한 중국이 34%의 '맞불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관세 전쟁 격화 우려에 지난주 말(4일) 엔비디아(-7.4%) 등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급랭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국내의 경우 리더십 공백에 미국과의 적극적인 관세 협상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대거 매물이 출회됐습니다.
이날 장 마감 시점 기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액은 6천600억원으로 딥시크 충격에 반도체주가 급락한 지난 1월 31일(7천10억원) 이후 가장 컸으며, SK하이닉스도 3천910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한국 업체들의 반도체에 향후 25% 개별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세트 업체의 반도체 구매 비용은 25% 상승하게 되고, 이 중 일부를 고객에 전가시키고 나머지 중 일부를 반도체 업체들이 부담한다면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8.3%의 가격 하락을 겪게 될 것"이라며 매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또한 "고관세 부과 대상인 중국, 대만, 베트남 등지에서 한국 반도체를 탑재해 생산된 IT(정보기술) 세트가 미국으로 수출될 경우 한국 반도체에 미치는 간접적인 악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관세 부과는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을 4.3% 하락시키는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관세 전쟁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고성능 메모리가 필수인데, 이를 갖춘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강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성능만이 살 길이다. 고성능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지속되는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견조할 것"이라며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매우 낮은데, SK하이닉스는 HBM의 이익 기여도가 올해 기준 45% 이상으로 전망돼 매출 감소 영향이 비교적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한 매출 비중은 SK하이닉스 23%, 삼성전자 31% 이상으로 추정돼 중국 IT 기기 수요에는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다"며 또한 "일반 IT 기기에 주로 탑재되는 범용 D램, 낸드 매출 비중 역시 상대적으로 큰 삼성전자가 관세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가 1기 때처럼 애플에 대한 관세를 면제할 경우 스마트폰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악화할 수 있는 점도 삼성전자 주가의 우려 요인입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같은 일부 미국 기업이 트럼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예외 대상으로 지정될 경우,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경쟁사들은 가격 전가가 불가능해져 추가적인 역차별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오는 8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향후 주가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트럼프 관세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해 시장의 불안감을 덜어낼지가 관건입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는 예상치 상회도 중요하지만 관세로 인해 실적 자체보다는 기업별 관세 영향력 및 대응 방안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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