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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업 빚의 절반, 1천933조가 부동산에 몰려

SBS Biz 오서영
입력2025.04.03 09:34
수정2025.04.0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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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은 오늘(3일) 오후 2시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을 주제로 정책 컨퍼런스를 열었습니다.



부동산 부문으로 신용공급이 집중되는 원인을 살피고 생산적인 분야로 신용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후원기관으로 참여했습니다.

발표를 맡은 김형원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금융권 전반적으로 담보·보증대출 위주의 보수적 영업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 등에 따른 자본 배분 기능이 저하돼 생산 부문에 대한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이 약해졌다는 겁니다.

특히 중소금융권의 경우 부동산 경기 호황 시기 PF(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 위주 단기 고수익에 치중한 영업 영향으로 경기 침체기에는 건전성과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 금융권 부동산 관련 대출은 2천681조6천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권 대출은 부동산 부문 쏠림이 심화되고 있으며, 중소금융권의 상호금융과 여전사는 최근 5년간 부동산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연체에 취약한 상황입니다.



김 국장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부동산 대출 미시DB 구축 등 데이터 관리 체계 정비를 추진하고, 은행이 자체적으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생산적 부문에 대해 자금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 유인체계 개선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도 부동산 중심 관행적 금융에서 사업성 중심 금융으로 전환하는 개선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GDP 대비 부동산업과 건설업 기업대출 비중의 증가세가 가팔랐다"며 "기업대출의 부동산에 대한 의존도를 보면 부동산 담보 대출 비중이 상당히 높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전체 기업대출의 72.4가 담보대출이며, 그중 94.3%가 부동산 담보인 상황입니다.

이 위원은 "잠재성장률이 1%대로 접어드는 시기에 부동산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사업성 중심 금융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동산 금융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자본 기반 규제, 차입자 기반 규제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동산 신용집중, 구조적 원인과 문제점은
최용훈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은 발표를 통해 "부동산 부문에 신용공급이 집중되면 성장 기여도가 낮아지고,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저하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금융기관이 부동산 신용의 지속적인 확대에 안주해 영업 다변화 등을 소홀히 할 경우 경쟁력도 약화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동산 신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천932조5천억원으로 전체 민간 신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또 기업 부동산업 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최 국장은 "가계와 기업의 부동산 투자에 집중된 자금 수요와 금융기관의 이자 수익 중심 영업구조 등이 맞물린 가운데 부동산 대출에 대한 낮은 자본부담 등 규체측면의 유인도 있었다"며 구조적 원인을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기관의 부동산 대출 취급유인이 억제될 수 있도록 자본규제를 보완하고 생산적 기업대출 취급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금융시장연구팀도 "부동산으로의 신용쏠림은 자본 생산성 저하, 소비 위축 등을 통해 경제성장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내외 충격 발생 시 부동산 가격 급락과 이에 따른 급격한 디레버리징이 나타나면서 금융시스템 리스크와 실물경기의 위축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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