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글로벌 비즈 브리핑] "트럼프 관세, 이미 취약한 경제에 더 큰 위험"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4.02 04:58
수정2025.04.02 05:47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美 상호관세, 2일 발표 즉시 발효...20% 단일세율안 유력?
▲CNBC "트럼프 관세, 이미 취약한 경제에 더 큰 위험"
▲"美, 칩스법 수혜회사에 대미투자 확대 압력"
▲"벤츠, 관세 부담에 美서 저가 모델 철수 검토"


▲"파운드리 4·5위 합병 논의"…시장 재편되나
▲TSMC "가오슝 2나노 공장 올 하반기 양산"

美 상호관세, 2일 발표 즉시 발효...20% 단일세율안 유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일 발표할 상호관세는 발표와 동시에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관세율과 관련해서는 20% 단일 세율이 옵션으로 거론된다는 언론 보도가 있으나 백악관은 이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이는 그 즉시 발효된다고 재확인했습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가 2일 부과할 관세 수준에 관해 “간밤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상호 관세와 관련해 20%의 단일 세율안이 옵션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결정을 했다고 말했으나 나는 그에 앞서서 말하고 싶지 않다"라면서 "여러분은 약 24시간 이내에 알게 될 것"이라면서 즉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날 백악관이 미국의 거의 모든 수입품에 대해서 20%의 단일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한 옵션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백악관에서는 국가별로 다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같이 논의되고 있다고 NYT와 WP 등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까지 계속해서 상호관세가 상대국의 관세에 대한 상호적 조치라고 강조하면서 관세율은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한 것보다는 낮을 것이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시사해왔습니다.

2일 발표할 관세 정책은 특정 국가나 산업을 겨냥했던 이전 관세에 비해 훨씬 광범위하고, 항구적인 것이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 시장을 개방하면서 ‘갈취’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불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대대적인 관세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는 해법을 내놓고 있습니다.

CNBC "트럼프 관세, 이미 취약한 경제에 더 큰 위험"

'해방의 날'을 외치는 트럼프 관세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파장이 예상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CNBC가 현지시간 1일 보도했습니다.

CNBC는 트럼프가 임기 중 가장 큰 도박에 나섰다며, 판돈이 이 이상 클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관세가 이미 취약해 보이는 경제에 더 큰 위험을 안겨줄 것이다 덧붙였습니다.

바람대로라면 관세정책이 미국의 교역 우위를 다시 확보하고, 제조업을 안방으로 끌어들이는 순기능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미지수고, 관세로 이를 강제한다면 생산 비용을 높여 결국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여기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친 상황인데, 가장 큰 문제는 행정부 외 누구도 그 목표가 어떻게 달성될지,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러야할 지 정확히 모른다  CNBC는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첫 임기때도 무거운 관세를 부과했지만 당시 장기적 인플레이션 징후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면, 이번엔 과거 1930년대 세계 무역 전쟁을 촉발한 스무트 홀리 관세법 이후 본적 없는, 대통령의 야망에 따른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美, 칩스법 수혜회사에 대미투자 확대 압력"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기업들에 당초 약속한 칩스법 보조금 지급을 철회할 수 있다며 미국내 투자 규모를 확대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투자 금액에 대한 25% 세액 공제 조항은 없애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시간 1일 소식통을 인용해  하워드 러트닉 미상무장관은 칩스법 보조금을 받기로 결정된 기업들에게 대만의 TSMC같은 선택을 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전했습니다. 미국내 투자를 늘리지 않는다면 이미 바이든 정부때 계약된 보조금 지급을 철회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들은 러트닉의 목표는 TSMC의 사례처럼 연방 보조금을 주지 않고도 수천억 달러의 반도체 투자 공약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TSMC는 지난 달에 기존의 650억달러 투자에 더해 미국 공장에 1천억달러 규모(147조원)로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러트닉 팀은 일부 기업에 이미 합의된 보조금을 철회할 수 있으며 대신 별도의 25% 세액 공제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세액 공제에 대한 주요 변경은 미 의회의 결의가 필요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회에 칩스법 폐지를 촉구했습니다. 반면 상무부내에 대미 투자를 장려하는 새로운 담당 조직을 신설했습니다. 백악관은 이 조직이 10억달러 이상의 프로젝트와 반도체 보조금을 관리한다고 밝혔습니다.

칩스법은 아시아로 생산이 이전된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520억 달러를 조성했습니다. 대부분 기업에 대한 직접 자금 지원으로, 지출에 대한 상환 형태로 설계돼 프로젝트가 이정표에 도달할 때마다 분배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집권한 이후 대다수 회사가 이정표에 도달하지 못해 트럼프 정부의 자금 지원에 기대가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TSMC는 2월 말 칩스법에 따른 보상금중 7억 5천만달러를 지급받는 이정표에 도달했습니다.당초 3월초에 지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급 여부는 불분명합니다. 미연방지출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가 취임한 이래 상무부 지출은 지난 주말 기준 약 7억7천만달러로 TSMC에 지급된 것인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팀은 퇴임하기 전 칩스법에 따른 지원금으로 약 43억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주요 수혜자 가운데 TSMC, 인텔, 마이크론,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이 10억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받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칩스법을 폐기하기를 원하지만, 의회에서 당초 양당의 강력한 지지로 통과된 것을 감안하면 폐기 가능성은 낮습니다.

트럼프는 향후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암시했습니다. 기업들이 이같은 위협에 대응해 더 많은 투자를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삼성은 작년에 계획된 텍사스 투자를 축소했고, 이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칩스법보조금도 줄어들었습니다. 마이크론도 뉴욕에 최대 4개의 시설을 계획했지만, 지난 해 일본 공장 설립을 논의하면서 미국내에서는 3개 공장을 약속했습니다.

글로벌 파운드리의 전 최고경영자였던 토마스 코필드는 관세와 칩스법 보조금, 그리고 25% 투자세액공제를 합치면 미국내 투자를 유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업 입장에서는 칩스법 보조금보다는 25% 세액 공제 혜택이 더 큽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러트닉은 세액 공제 확대에는 열린 입장이라고 언급했으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현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은 2026년 말까지 착공하는 칩 및 웨이퍼 생산을 포함한 프로젝트에 대한 세액 공제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화 민주 양당 의원 그룹은 제조 외에도 반도체 R&D에 대한 세액 공제를 확대하고 2036년 말까지 착공하는 모든 프로젝트에 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법안을 도입했습니다.

TSMC의 수석 부사장인 피터 클리블랜드는 “미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은 정부간에 연속되는 지속적인 협력에 달려 있다”며 "세액 공제는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이 청구할 수 있는 금액에 대한 법적 상한은 없습니다. 국제 경제를 위한 피터슨 연구소는 2024년 6월에 이 세액 공제로 약 850억 달러의 세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는 의회 예산국이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3배 이상 큽니다.

"벤츠, 관세 부담에 美서 저가 모델 철수 검토"

독일 자동차업체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동차 관세 부담에 미국에서 저가형 모델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현지시간 1일 보도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벤츠가 광범위한 비상계획의 일환으로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인 GLA 등 보급형 차종을 미국 시장의 철수 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최저 4만3천달러(약 6천300만 원)에 판매되는 GLA는 애초 마진율이 낮아 관세를 소비자에게 떠넘기지 않으면 회사가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습니다.

벤츠는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며 미국 판매를 최대치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고만 밝혔습니다.

시장분석업체 번스타인 리서치는 오는 3일부터 부과되는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로 벤츠의 영업이익률이 2.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관세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 각자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 가격을 최대 10%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독일 BMW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 가격을 최소 5월1일까지 올리지 않고 회사가 비용을 떠안기로 했습니다.

미국에 생산기지가 없는 독일 아우디는 공장을 새로 짓거나 계열사 폭스바겐의 테네시주 공장을 쓰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파운드리 4·5위 합병 논의"…시장 재편되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계 4위 업체인 대만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5위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가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습니다.

합병이 실현되면 중국 SMIC(중신궈지)를 제치고 3위 규모가 됩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내 공급 능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검토되고 있습니다.

신문은 이번 합병 검토 배경으로 "반도체의 대만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 의도가 엿보인다"며 "합병이 이뤄지면 성숙 공정 반도체에서 대만 TSMC를 대신할 공급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UMC는 대만, 중국, 일본 등에 생산 라인을 갖고 있으며 2024년 제휴한 인텔과 협력해 2027년까지 미국 내에서 12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목표도 갖고 있습니다.

GF는 미국 AMD에서 분사한 반도체 제조 부문을 모체로 한 업체로, 현재 주요주주는 2009년 출자한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정부 계열 펀드이며 2015년에는 미국 IBM의 반도체 제조 부문을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TSMC "가오슝 2나노 공장 올 하반기 양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올해 하반기 남부 가오슝 2나노미터(nm) 공장에서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1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천융페이 TSMC 부사장 겸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날 남부 가오슝 난쯔 과학단지에서 열린 22 팹(반도체 생산공장) 2공장(P2) 상량식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천 부사장은 22 팹이 축구장 46개 크기를 넘어서는 79헥타르(79만㎡)의 부지에 들어서며 총투자 금액이 1조5천억 대만달러(약 66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22 팹에 첨단 2나노 공정을 포함한 초대형 웨이퍼 공장 5개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22 팹이 전 세계 최대 첨단 공정 웨이퍼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러스터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천 부사장은 22 팹의 1공장(P1)이 올해 하반기에 양산할 예정이라면서 5년 이내에 2조5천억 달러(약 3천684조원)에 달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임선우다른기사
관세 '격랑'에 휩쓸린 뉴욕증시…멀미약 없을까?
[외신 헤드라인] "트럼프, 관세책정서 美 핵심 수출품 '서비스'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