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36년 만에 연임'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시험대에 올랐다

SBS Biz 이한승
입력2025.03.31 13:39
수정2025.03.31 15:39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이미 2022년 취임 이후 3년의 임기를 거쳐 연임하는 만큼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늘(3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제20대 저축은행중앙회장을 선출했습니다. 오 회장은 총 79표 중 76표의 찬성표(반대 3표)를 획득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오 회장의 연임은 ▲최병일 제2~3대(1975~1981년) 회장 ▲명동근 제5~6대(1983~1989년) 회장의 연임 이후 세 번째로, 지난 1989년 이후 36년 만입니다.

연임에 성공한 오 회장은 가장 시급한 숙제로 저축은행 건전성과 관련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브릿지 대출을 꼽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 회장은 "연말까지 PF와 브릿지 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저축은행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며 "시장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것도 지금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인데, 수요를 창출하는 쪽에서 저축은행이 감내할 정도 내에서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저축은행간 양극화 해소도 숙제로 꼽았습니다. 이는 3년 전 첫번째 임기 때에도 주요 과제로 꼽았지만,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오 회장은 "2024년 기준으로 자산으로 보면 수도권 비중이 84%, 수익으로 보면 88% 정도로, (첫번째 당선 때보다) 더 나빠진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수도권 저축은행들은 지키고자 하고, 지방은 이쪽(수도권)으로 오고싶어 하는 등 저축은행 내부의 의견통일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의견들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의 비수도권 4개 영업구역을 묶는 방안을 금융위에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 금융위가 인수합병(M&A) 규제를 완화하는 등 수도권·비수도권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추가적인 대안이 더 필요하다는 게 오 회장의 생각입니다.

오 회장은 "현재는 약간의 부실이 있거나 부실화 징후가 있어야만 저축은행을 팔 수 있는 상황"이라며 "관심이 많으면 실질적으로 진출입에 관련돼서 (M&A가) 조금 더 자유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습니다.

덧붙여서 "그래야 더 자본력 있는 분들이 들어올 수 있고 나가고 싶어 하는 분들은 팔고 쉽게 팔고 나갈 수 있게 문을 열어주는 게 서민금융 공급이나 저축은행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역시 3년 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진척이 없었던 예금보험료율 인하도 언급했습니다.

예금보험공사는 예금자 보호를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예금보험료를 걷어 예금보험기금에 적립한뒤 이를 관리하고 운용합니다. 현재 예금보험료율의 상한은 예금 잔액의 0.5%로, ▲은행 0.08% ▲보험 0.15% ▲증권 0.15% ▲상호금융 0.2% ▲저축은행 0.4% 등으로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이 가장 높습니다.

이를 낮추겠다는 게 오 회장의 생각이지만, 쉽진 않을 전망입니다. 올해 예금보호한도가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될 예정인 만큼 오히려 예보료율을 인상해야 할 이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오 회장은 "지역에서 보면 경쟁 기관이 신협 등 협동조합(상호금융)인데, 예보료를 비교해 보시면 저축은행이 훨씬 높다"며 "그럼 저축은행이 조달 원가가 더 높으니 경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기금을 안 내겠다는 게 아니라 (다른 업권과) 경쟁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요청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M&A의 경우 상호저축은행법을, 예보료율의 경우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관과의 소통이 중요해진데 대한 입장도 내놨습니다.

오 회장은 "지난 3년간 관과 소통해 본 결과 관의 입장에서도 시장을 안정화하고, 금융기관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협조를 받은 것 같다"며 "저희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건전화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맞다"고 답했습니다.

오 회장의 임기는 오늘(31일)부터 오는 2028년 3월30일까지 3년간입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한승다른기사
관세·민생에 '10조 추경'…이달 처리 '불투명'
우리금융 "美 상호관세 피해기업에 10.2조원 금융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