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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자문 후 '돈 못 줘'…생보사 10건 중 3건은 '부지급'

SBS Biz 신성우
입력2025.03.31 11:25
수정2025.03.3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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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이 보험금 청구와 관련해 의료자문을 맡긴 10건 중 3건은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3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생보사(총 21개사)들의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은 평균 27.86%로 집계됐습니다. 전반기에 기록했던 26.23%와 비교해 소폭 올랐습니다.

부지급률은 의료자문 건수 중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건수의 비율을 뜻합니다. 비율이 올라갈수록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을 지급 받기가 어려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해 하반기 생보사들의 의료자문 실시 건수는 7455건으로, 상반기(7645건) 대비 줄었습니다. 의료자문 건수는 줄었지만, 부지급 건수가 2005건에서 2077건으로 늘어나며 부지급률이 증가했습니다.

의료자문은 보험금 지급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보험사기와 보험금 과다청구를 막기 위해 전문의에게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전체 보험금 청구 건수에서 의료자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0.1% 정도입니다.

불필요한 보험금 지급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의료자문 절차가 도입됐지만 '보험금 지급 거절 수단이 아니냐'는 인식도 여전합니다. 이에 금융당국도 지난해 8월 의료자문 제도가 보험금 지급 거절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진료·진단 받은 의료기관보다 상급기관에서만 의료자문을 실시하도록 제한을 둔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또 올해 종합·상급종합병원 전문의 풀을 확대하고 의료자문 부지급 건수 등을 자문 사유별로 구분 공시하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의료자문 남용 방지 등을 위한 내부통제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여전히 부지급률이 약 30%에 달하는 만큼 '의료자문을 거쳐 보험금이 깎이거나 못 받게 됐다'는 식의 소비자 불만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부지급 건수 1위 삼성생명…부지급률은 미래에셋이 높아
지난해 하반기 기준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 건수가 가장 많았던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생명의 부지급 건수는 56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보험금 청구 건수와 의료자문 실시 건수가 많았던 탓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생명에 총 245만3719건의 보험금이 청구됐고 이 중 2773건에 대해 의료자문이 실시됐습니다.

삼성생명 다음으로 부지급 건수가 많았던 생보사는 한화생명·교보생명으로, 보험금 청구 건수·의료자문 실시 건수와 역시 흐름을 같이 했습니다.

부지급 건수 10건이 넘는 생보사 중 가장 부지급률이 높았던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이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61.8%로, 상반기(60.29%) 대비 소폭 올랐습니다. 총 89건의 의료자문을 실시해 이 중 55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AIA생명, 라이나생명, 동양생명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AIA생명의 경우 부지급률이 60%에 육박했고 라이나생명과 동양생명도 약 50%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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