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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에 맞선 유럽 스타트업 궤도 로켓, 발사 40초만에 추락

SBS Biz 김성훈
입력2025.03.31 05:17
수정2025.03.31 05:46

[스펙트럼 (이자르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스타트업 이자어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궤도 로켓이 현지시간 30일 노르웨이에서 발사 직후 추락했습니다.



로이터·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인 로켓 '스펙트럼'은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노르웨이 북극 아뇌위아 우주항에서 발사됐으나 약 40초 만에 추락하며 폭발했습니다.

스펙트럼은 러시아가 아닌 유럽 대륙의 우주항에서 발사된 첫 궤도 로켓입니다.

앞서 유럽우주국(ESA)이 수년간 궤도 위성 발사를 해왔으나 대부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와 플로리다에 있는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이뤄졌습니다.

길이 28m, 2단계 발사체인 스펙트럼은 중소형 규모 위성을 쏘아 올리도록 설계됐으며 약 1천㎏을 탑재할 수 있지만, 이번 첫 시험 발사에서는 위성을 탑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추락·폭발에 따른 부상자는 없었습니다. 

앞서 악천후로 스펙트럼 발사는 여러 차례 연기됐습니다. 
    
이자어는 이번 시험 발사의 목적이 가능한 한 많은 경험과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회사의 다니엘 메츨러 최고경영자(CEO)는 "첫 시험 비행은 우리의 모든 기대를 충족해 큰 성공을 거뒀다"며 "깨끗하게 이륙해 30초간 비행했고 심지어 우리의 '비행 종료 시스템'을 활성화하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발사 전 외신 인터뷰에서 첫 시도에 궤도 진입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목표는 발사대에서 폭발하지 않고 약 30초간 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업용 우주 비행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유럽이 우주 발사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노력하지만 이번 실패로 어려운 현실이 다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미국과 유럽 간 방위 관계가 약화하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 미국 상업 우주기업이 성장하면서 유럽이 자체적인 우주 발사 역량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짚었습니다.

메츨러 CEO는 "전 세계에서 협력 국가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기에 이 경우 주권이 큰 주제"라며 "이상적으로 유럽 시장에 서비스할 수 있는 발사장을 본토 유럽에 가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는 2018년 창립 이래 총 4억 유로(약 6천400억원) 이상 자금을 확보했으며 연간 스펙트럼 로켓 40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뮌헨 인근에 짓고 있습니다.

유럽에선 독일의 아우크스부르크, 영국 버진 오빗 등 여러 우주 기업이 스페이스X와 경쟁에 도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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