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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예대금리차 또 확대…예금금리 더 내린 탓

SBS Biz 오서영
입력2025.03.30 09:52
수정2025.03.30 10:01


주요 시중은행의 이익 기반인 예대금리차가 또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산술적으로 이자 장사를 통한 마진(이익)이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오늘(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30∼1.47%p로 집계됐습니다.

이 예대금리차는 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상품은 제외하고 계산한 결과입니다. 저소득·저신용 서민 대상의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가 높아 이를 많이 취급할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왜곡 현상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농협·하나·KB 예대금리차 더 커져…하나, 2년 7개월 만에 최대
은행별로는 NH농협의 예대금리차가 1.47%p로 가장 컸고, 이어 신한(1.40%p)·하나(1.40%p)·KB국민(1.33%p)·우리(1.30%p) 순이었습니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2월 예대금리차가 8.50%p로 압도적 1위를 유지했습니다. 2∼4위의 제주은행(2.41%p)·한국씨티은행(2.36%p)·광주은행(2.18%p)·토스뱅크(2.16%p)도 2%p를 웃돌았습니다.

5대 은행 가운데 NH농협·하나·KB국민은행은 1월보다 예대금리차가 각 0.01%p, 0.03%p, 0.04%p 더 커졌습니다.

신한·우리은행은 한 달 사이 0.02%p, 0.04%p 줄었지만, 5대 은행에서 모두 전반적으로 작년 8월 이후 예대금리차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금융 당국의 압박 등에 대출 가산금리를 조금씩 내렸지만, 기준·시장금리 하락을 명분으로 예금금리를 더 큰 폭으로 낮춘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으로 최근 가계대출이 늘자 이달 은행들이 수요 억제를 위해 대출금리는 더 내리지 못한 채 추가로 예금금리만 최대 0.25∼0.30%p 하향 조정한 만큼, 3월 예대금리차가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나은행의 2월 예대금리차(1.40%p)는 공시 자료가 존재하는 2022년 7월 이래 최대 기록입니다. KB국민은행(1.33%p)은 2023년 2월(1.48%p) 이후 2년, NH농협(1.47%p)은 2024년 1월(1.50%p)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습니다. 신한은행(1.40%p)과 우리은행(1.30%p)도 1월(1.42%p·1.34%p)보다는 작지만 각각 2022년 7월(1.46%p)과 2023년 8월(1.46%p) 당시 수준에 근접한 상태입니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줄어듭니다. 하지만 이번 금리 하락기에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낮아져도 가계대출 급증 걱정에 대출금리가 묶여 있는 상태라 이례적으로 예대금리차가 뚜렷하게 커지고 있습니다.

이달에도 은행들은 줄줄이 예금금리만 낮췄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24일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에 따라 최대 0.30%p 내렸고, 이어 하나은행도 26일 2개 수신(예금)상품 기본금리를 0.30%p씩 하향 조정했습니다.

신한은행도 28일부터 14가지 거치식예금(정기예금)과 2가지 시장성예금, 21가지 적립식예금(적금)의 금리를 상품과 만기 등에 따라 0.05∼0.25%p 일제히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9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80∼3.05%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2월 말부터 하나둘씩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3%대에서 2%대로 내려앉더니, 약 한 달 만에 2.8%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제 3%대 금리 상품은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고객에 0.5%p의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유일합니다.

예금 상품 기본금리는 은행들이 한은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수시로 조정하는 만큼 예대금리차가 당분간 커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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