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막판 자금 쓸어모으기 의혹까지…발란, 한 달 전 '일정산' 도입
SBS Biz 오서영
입력2025.03.28 17:58
수정2025.03.29 10:27
[발란의 입점업체 대상 안내문.]
발란이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에 '일정산'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비자가 구매 확정한 뒤 일일 단위로 정산 주기를 단축하면 대금을 더 빠르게 받을 수 있습니다. 입점사에게는 매출을 늘리려는 유인이 되고 결과적으로 발란도 매출이 증대됩니다.
이에 따라 입점사들 사이에서는 유동성 문제를 예상한 발란이 막판까지 자금을 쓸어 모으기 위한 작업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옵니다. 입점업체들은 최근 들어 발란이 갑자기 정산 주기를 단축하는 등 내부 정책을 바꿔왔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오늘(28일) 발란 안팎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달 28일 "파트너 매출 지원을 위해 혜택을 개선한다"며 자체 할인 지원 프로그램에 가입된 파트너 대상으로 5일 뒤 정산해 주는 일정산 제도를 적용했습니다. 지연 사태가 발생하기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입니다.
발란은 "3월 1일 주문 건부터 적용한다"며 "3월 거래액을 고려해 우수 실적 달성 파트너사는 빠른 정산 지속 적용 검토"를 밝혔습니다. 도입 배경으로는 "파트너가 좋은 상품을 발란에서 마음 놓고 판매할 수 있는 다른 혜택이 필요하게 됐다"며 "정산 주기로 인해 매출을 최대화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케이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MD의 권한으로 일정산 혜택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더 많은 고객이 발란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적극 판매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판매되고 구매 확정된 물건 대금을 익월 15일에 지급해 기존 45일 정도였던 정산 기간을 대폭 줄인 겁니다.
이에 대해 한 입점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 갑자기 발란에서 파격적으로 구매 확정한 뒤 5일 안에 정산해 주겠다고 했다"며 "입점사 입장에선 자금 회전에 좋으니 솔깃한 제안이면서도 왜 하나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발란 쪽에서 많이 팔아달라며 파격적인 정책을 하겠다고 한 달도 안 돼서 정산금이 없다고 하고 전부 다 계획된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발란의 입점업체 대상 안내문.]
앞서 발란은 입점사들 대상으로 '파트너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습니다. 발란 설명에 따르면 활발하게 판매 활동을 하고 있는 파트너사가 매출 성장을 경험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혜택 모음 제도입니다.
입점업체들의 주장은 엇갈립니다. '파트너 성장 지원 프로그램'이란 명목으로 입점사들을 가입시켜 매출을 늘리는 한편 '의무 사용 금액'이라는 광고비 명목의 수수료를 받아내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한 쿠폰 할인율은 최대 20%에 달했습니다. 입점업체들은 이러한 출혈 마케팅이 발란의 현금흐름을 지속적으로 악화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발란은 입점업체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유동성 문제를 예상하고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며 "사실과 다른 오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어 "다른 의도가 있었다면 오히려 정산 주기를 더 길게 잡았을 것"이라며 "돈이 없었다면 정산 주기를 당기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발란은 "정산 주기 단축은 파트너사들의 자금 융통성을 원활하게 하여 장기적으로 파트너사의 성공과 경쟁력 강화하려는 친파트너 정책의 일환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생태계 발전을 위한 취지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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