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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문 닫고 집에서 일하세요'…발란, 제2 티메프?

SBS Biz 정대한
입력2025.03.28 07:45
수정2025.03.28 09:13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일부 입점사에 대한 판매대금 정산이 늦어지고, 직원들의 근무 체제를 전원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등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24일 일부 입점사에 정산대금을 입금하지 못했습니다.

발란은 입점사별로 일주일, 15일, 한 달 등 세주기로 입점사의 판매대금을 정산하는데 당일 정산 주기가 돌아온 입점사에 대금을 제때 주지 못한 것입니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이며, 전체 입점사 수는 1천300여개입니다.

이와 관련해 발란은 해당 입점사에 "자체 재무 점검 중 정산금이 과다 지급되는 등의 오류가 발견돼 정산금을 재산정하고 있다"고 개별 공지했습니다.



그러면서 "26일까지 재정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28일까지는 입점사별 확정된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지켜본 발란 입점사들은 정산 지연에 크게 당혹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정산 지연 공지가 발송된 지 하루 뒤인 지난 25일에는 판매자 20∼30명이 발란 사무실을 찾아 거세게 항의해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발란 측은 직원들의 신변 안전을 우려해 지난 26일부터 전 직원 재택근무로 전환했습니다.

특히, 현재 발란의 상황은 지난해 티메프 사태 초기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위메프 역시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기 전 '시스템 오류로 미지급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고, 티몬은 논란이 확산된 후 내부 수리를 이유로 직원들의 근무 체제를 재택으로 전환했습니다.

2015년 설립된 발란은 출범 이후 매년 적자가 누적되면서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77억3천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발란은 지난 2023년에도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매출은 392억원으로 56% 급감했습니다.

발란의 유동자산은 56억2천만원, 유동부채는 138억1천만원으로 유동비율 40.7%에 불과합니다.

1년 새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부채가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통 유동비율이 낮을수록 유동성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발란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발란의 경영과 관련한 의사 결정권을 쥔 최형록 대표는 현재 회사 주요 임원과도 연락이 잘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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