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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결혼과 출산 주저…지역 경제상황 정확히 봐야"

SBS Biz 오서영
입력2025.03.26 11:19
수정2025.03.26 14:3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각 지역의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26일) 한국은행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주제로 열린 통계청 공동 포럼 환영사에서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지역 간 불균형은 초저출산과 가계부채 등 여러 구조적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내놨습니다.

이 총재는 "정부는 오래전부터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과거처럼 정책 지원을 여러 지역에 분산하는 방식이 실제로 의도한 효과를 거뒀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 총재는 "경제, 교육, 의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 핵심 기능이 서울에 집중돼 청년들이 다른 선택지를 갖기 쉽지 않다"며 "과도한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과 높은 주거비용이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모들 또한 이른바 인서울 대학이라는 목표를 위해 빚을 내서라도 높은 집값을 감당하며 사교육환경이 좋은 지역에 거주하려고 해 이 과정에서 서울은 풍부한 일자리와 높은 소득 수준을 유지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우리경제 전체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개인의 행복이 희생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 TV 프로그램에서 강원도의 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의사 선생님이 출연하셨는데, 최근 그 지역에서 유일한 의사가 되면서 도저히 그곳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점점 위축되는 지역경제가 개인의 사명감에만 의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대안으로 2개에서 많아야 6개 정도의 소수의 거점도시에 핵심 인프라와 자원을 집중투자해 일자리와 교육·문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수도권에 버금가는 정주 여건을 조성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면서, "지금처럼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지방에 있는 작은 도시가 서울의 성장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가까이 있는 거점도시가 발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파급효과가 훨씬 현실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청 GRDP 통계, 핵심 지표"
이 총재는 "통계청은 신속하고 정확한 통계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며 "통계청이 처음으로 발표하는 분기별지역내총생산(GRDP)은 한국은행이 주요 어젠다로 삼아 온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기반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통계청의 GRDP 통계는 각 지역 경제 상황 파악을 위한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GDP(국내총생산) 통계 없이 국가 경제 정책을 수립하기 어려운 것처럼 GRDP(지역내총생산) 통계 없이 지역경제 정책을 논의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특히 GRDP를 분기 단위로 발표하는 것은 주요 선진국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 총재는 통계청이 오랜 기간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분기별 GRDP를 추계하는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지역균형발전정책이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 GRDP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GDP를 추계하는 한국은행과 GRDP를 담당하는 통계청 간의 협력이 시너지를 발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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