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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에 불확실성 커졌다"…연준 통화정책 어디로?

SBS Biz 김성훈
입력2025.03.21 10:42
수정2025.03.21 14:07

[앵커]

이번 주 미 연준의 FOMC 회의 결과는 크게 변한 것이 없었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내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 유지, 올해 금리인하 횟수 예상도 유지,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에서는 트럼프발 관세 여파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메시지가 또 나왔죠.

한 가지 중요한 키워드는 파월 의장이 사용한 transitory, 일시적이라는 단어였는데요.

김성훈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기준금리는 놔뒀고, 관심이 쏠렸던 점도표에도 변동이 없었어요?



[기자]

미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19일, 이틀간의 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대로 4.25%에서 4.5%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올해, 두 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동결한 겁니다.

여기에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에서 올해 최종 기준금리 수준도 3개월 전 예측했던 3.9%로 유지했습니다.

지난해 12월과 마찬가지로 올해 2차례 정도 금리 인하를 예상한 겁니다.

[앵커]

아직까지는 움직일 상황이 아니라는 건데, 현재 경제 상황은 괜찮다는 거죠?

[기자]

파월 의장은 일단 경제 활동에 대해선 지난해 4분기 2.4% GDP 성장률을 들어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고용시장 역시 "노동시장 상황이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안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물가에 대해선 관리 목표치인 2%에 비춰 "다소 상승한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경제 전망을 보면, 연준의 고민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기자]

연준은 올해 미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에 비해 0.4%p 낮은 1.7%로 내려 잡았습니다.

또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개인소비지출, 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8%로, 0.3%p 높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불확실성'이란 표현을 여러 차례 썼는데요.

특히 관세전쟁을 촉발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을 언급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제롬 파월 / 美 연준 의장 : 특히 무역 정책의 변화와 이것이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습니다.]

이런 불확실성 탓에 이번 성명에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표현도 빠졌습니다.

[앵커]

관세 관련 파월 의장의 발언,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죠.

'걱정은 되는데 아직은 기다릴 때다'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죠?

[기자]

파월 의장은 최근의 물가 상승 흐름이 "부분적으로는 관세에 대한 반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세로 인해 올해 인플레이션 둔화 움직임이 지연될 수 있다고도 봤습니다.

다만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제롬 파월 / 美 연준 의장: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조치 없이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그런 인플레이션은 간과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련의 관세 우려에 따른 시장 혼란이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에는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파월 의장의 가정도 이 같은 주장과 일부 결을 같이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관세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빠르게 지나갈 지에 달려 있다"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또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선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인 4.1%를 유지하는 동안에도 인플레이션이 2%에 가깝게 둔화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침체 확률이 올라가긴 했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오는 1970년대식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글쎄요.

침체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 건 시장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긴 하지만, 트럼프 눈치를 보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심은 높아졌지만,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건데요.

"경제 심리가 가파르게 악화한 것으로 이해하지만 실제 경제활동은 아직 그렇지 않고, 현재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성장과 고용 등의 지표가 견조한 만큼,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제롬 파월 / 美 연준 의장: 서두르지 않고 (정책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유지 결정에 대해 "금리를 내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옳은 일을 해라"라면서 또 압박을 가했습니다.

[앵커]

양적긴축 속도조절 결정도 나왔는데, 이건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연준은 4월부터 월별 국채 상환 한도를 25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를 제외하곤, 나머지 위원들 모두 공감대를 가졌습니다.

연준은 국채의 만기 도래 시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 채권을 줄이고,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5월, 600억 달러였던 상환 한도를 250억 달러로 축소한 바 있는데요.

다시 한번 상환 한도를 줄이면서, 양적긴축 속도를 더 늦춘 겁니다.

과거에 양적긴축은 증시 하락 같은 후폭풍을 낳기도 했는데, 최근 부진한 증시 흐름과 경기 침체 우려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시장에선 "간접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이번 FOMC 결과에 대해 월가에선 어떤 분석이 나오나요?

[기자]

일단 이번 연준 결정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비둘기파적 선택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인데요.

당장의 시장 불안은 일부 달랬지만,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언급에 무게를 두는 모습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위험 평가를 볼 때,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엿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도이체방크도 "기자회견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특별한 우려를 표현하지 않았지만, 심리 지표에 대한 하방 위험은 인정했다"고 분석했고요.

관세 영향에 등장한 '일시적'이란 표현에 과거 연준의 '정책 실기'가 다시 떠오른다는 반응도 있는데요.

지난 2021년 인플레이션이 처음 연준 목표치 2%를 넘어섰을 때, 연준은 이를 '일시적'으로 평가하고, 2022년에야 긴축에 나섰다가 물가 대응 적기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알리안츠 그룹은 "관세에 의한 물가 영향에 '일시적'이란 단어가 재등장했다"며,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탓인지 파월 의장도 "신호와 소음을 구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섣부른 경제 예측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이어갔는데요.

관세 충격이 본격화될 다음 달부터의 주요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행로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줄 전망입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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