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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검사 때는 뭐했나…감독실패 책임론 재점화

SBS Biz 오수영
입력2025.03.20 16:46
수정2025.03.20 17:25

[앵커]

우리금융지주가 전 회장 일가의 부당 대출 등 내부통제 문제로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으로 강등됐습니다.

그러나 비공개가 원칙인 평가 결과가 언론을 통해 유출되면서, 금감원의 내부통제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특히 이번 정보 유출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리스크 관리를 강조해 온 금감원이 기업의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는데요.

자세한 내용, 금융권 취재하는 오수영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금감원이 우리금융 경영평가 등급을 내린 결정적 이유는 전 회장 부당대출 사건 아니겠습니까?

오수영 기자, 비리가 수년간 지속됐다는 점에서 금감원이 제대로 감독한 게 맞냐는 책임론 나오는데요?

그간에 검사 안 나갔나요?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현장 검사 직후 우리금융 전 회장에게 의심스러운 대출이 나갔다고 밝힌 기간은 2020년 4월 3일부터 지난해 1월 16일입니다.

이 기간 동안 금감원은 석 달이 넘는 종합검사와 수시 현장검사를 각각 진행했습니다.

2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놓친 것입니다.

특히 우리금융에 대한 금감원의 종합검사가 진행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2월은 문제가 된 부당대출이 본격적으로 실행된 시점이었습니다.

검찰이 핵심 대출 건으로 지목한 전 회장 처남 관련 A법인의 대출이 2021년 11월 30억원, 다음 달 4억 실행됐고 이듬해 봄에는 위조된 서류로 처남 회사에 19억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이 나갔습니다.

더군다나, 금감원이 우리금융 전 회장 일가의 부당의심대출이 시작됐다고 밝힌 2020년 4월은, 마침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 사태로 금감원이 우리은행을 집중 검사하고 제재를 내리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금감원이 우리은행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던 그 시점에도, 거액의 부당대출은 버젓이 실행되고 있었던 셈입니다.

[앵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뭐라고 하나요?

[기자]

당시 금감원은 개별 여신까지 직접 점검하진 않는 시기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금감원은 2014년 업무 관행 개혁을 통해, 50억 미만 개별 여신은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후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등에서 전·현직 은행원들이 외부인과 공모해 '사고성 여신'을 받는 금융사고가 잇따르자,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정기검사에서 개별 여신까지 직접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금융 전 회장 처남이 우리금융 인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돈 건 훨씬 이전이었는데 금감원은 이걸 몰랐을까요?

[기자]

검찰의 지난 1월 자료에 따르면 손태승 회장에게 처남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최초 보고된 시점은 2018년이었고, 당시 금감원에도 관련 제보와 민원이 수차례 접수됐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해 8월 금감원의 첫 조사 결과 잠정 발표 직후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SBS Biz 질의에 "처음 들어온 민원은 열흘 만에 취하된 바람에 조사 안 했다"면서 "두 번째와 세 번째 민원은 우리 관련이 아닌 세금 관련 사항이라 관계기관에 이첩하고 끝냈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오수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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