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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바꾸자 냅다 쿵…사고 났는데 신고 피하면?

SBS Biz 신성우
입력2025.03.20 10:53
수정2025.03.20 14:36

#혐의자 A는 고액알바 사이트에 광고글 및 텔레그램 ID를 게시해 공모자를 유인했습니다. 게시판을 보고 연락한 공모자 B는 A와 협의해 지난해 8월 경기 고양시 교차로에서 진로변경 사고를 고의로 야기했습니다.

#혐의자 C는 교차로에서 렌터카를 이용해 불법유턴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경미한 고의사고를 내고, 대인배상합의금(329만원)과 운전자보험으로 자동차 사고 부상치료비(55만원)를 수령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738건의 고의사고를 야기하고 82억원을 편취한 고의사고 혐의자 431명을 적발해 수사의뢰했다고 오늘(20일) 발표했습니다.

고의사고 혐의자는 2023년(155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혐의자들은 주로 진로 변경 시 차선 미준수, 교차로 통행 방법 위반, 일방통행 도로 등에서 후진 등 교통법규를 위반해 과실이 많은 상대방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사고 유형별로 살펴보면, 진로를 변경하는 상대 차량이 확인됨에도 감속하지 않거나 속도를 가속해 고의로 추돌하는 경우가 62%, 교차로에 진입하거나 좌(우)회전하는 상대 차량이 확인됨에도 감속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해 접촉하는 경우가 약 12%, 일반도로에서 후진 중인 상대 차량을 대상으로 피하거나 멈추지 않는 방법으로 사고를 낸 경우가 8%였습니다.
 

또한, 혐의자들은 차선이 복잡한 교차로(사고다발 장소)나 시야가 어두운 야간을 이용해 많은 고의사고를 야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신고를 회피하거나, 다수의 공모자와 동승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속한 합의를 유도하거나 편취 금액을 확대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고의사고에 활용된 차량으로는 자가용이 99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렌터카 338건, 이륜차 291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자가용·렌터카·영업용 사고의 평균 지급보험금(501만원)은 이륜차·보행자 사고의 평균 지급보험금(337만원)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는 혐의자 431명 중 20대 245명(56.8%), 30대 137명(31.7%)으로 20∼30대가 88.6%를 차지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무리하게 끼어들지 않고 상대차량과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며, 양보 후 주행하는 등 안전운전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상대방과 임의로 합의하거나 스스로 해결하기 보다는 반드시 보험회사 및 경찰에 사고 발생사실을 신고해야 하며, 상대방 탑승자를 확인하고, 사고현장 사진 또는 목격자 진술, 블랙박스 등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자동차 고의사고 및 알선·유인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기획조사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렌터카·이륜차 등을 활용한 고의사고에 대해 관계기관과 조사기법을 공유하고 새로운 혐의군을 포착해 적극 대응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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