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 브리핑] 中 딥시크 의식했나…엔비디아 화두도 '저비용·고효율'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3.20 04:40
수정2025.03.20 05:40
[글로벌 비즈 브리핑] 中 딥시크 의식했나...엔비디아 화두도 '저비용·고효율' 外
▲EU, 트럼프 관세 압박에도..."구글에 과징금·애플에는 경쟁사 기기 호환 명령"
▲4년 법적분쟁 끝났다..."美 증권거래위, 리플 대상 소송 철회"
▲텐센트 "올해 AI 인프라에 100억 달러 투자"...월가 "美보다 中 주식 기대"
▲中 딥시크 의식했나...엔비디아 화두도 '저비용·고효율'
EU, 트럼프 관세 압박에도..."구글에 과징금·애플에는 경쟁사 기기 호환 명령"
유럽연합(EU)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빅테크 갑질 방지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습니다.
EU는 또 애플에 모든 브랜드 기기가 호환될 수 있도록 일명 '아이폰 생태계'를 개방하라고 명령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현지시간 19일 알파벳의 구글 검색 및 구글 플레이가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글 검색은 항공권·호텔 예약 등에 관한 검색 결과에 구글 자체 서비스를 더 유리하게 노출하는 일명 '자사 서비스 우대'(Self-Preferencing) 행위로 DMA 규정을 위반했습니다.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는 외부 앱 개발자들이 사용자들에게 저 저렴한 구매 옵션이나 대체 결제 수단을 안내하는 것을 기술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집행위는 지적했습니다.
알파벳측은 예비 결과에 대한 반론을 행사할 수 있고, 집행위도 알파벳 측과 시정조치를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U는 "최종 판단에서 법 위반으로 확정될 경우 비준수 결정문(Non-Compliance Decision)을 채택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비준수 결정문에는 DMA를 위반했다는 확정 조사 결과와 그에 따른 제재가 포함됩니다.
규정에 따르면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애플을 상대로 별도의 DMA 결정문도 채택했습니다.
집행위는 애플에 DMA 준수를 위해 아이폰, 아이패드가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워치·헤드폰·TV 등과 호환될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개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집행위는 "상호운용성 개선을 통해 개발자들에게는 더 개방적인 환경이 제공되며, 유럽 소비자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권이 제공되고 혁신적 제품·서비스 출시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구글 상대 조사와 달리, 애플에 대한 결정문은 DMA 준수를 위해 이행해야 하는 조치를 법적 구속력 있는 문서로 채택한 것입니다.
이날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EU가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해 과도한 규제를 가한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지난달 트럼프는 EU의 디지털 서비스세, 과징금 및 규제 정책이 미국 기술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해외 갈취”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이에 맞서 유럽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EU의 빅테크 견제로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EU는 보복 조치로 위스키에 50% 관세를 포함해 여러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표하며 내달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조치는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럽산 와인과 증류주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4년 법적분쟁 끝났다..."美 증권거래위, 리플 대상 소송 철회"
가상자산 엑스알피 발행사인 이플랩스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사에 대한 소송을 철회한다고 현지시간 19일 밝혔습니다.
갈링하우스 CEO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가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SEC가 항소를 철회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이는 리플과 가상자산 업계 모두에 큰 승리"라며 "미래는 밝다.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습니다.
리플랩스와 SEC의 소송은 가상자산 업계와 미 규제당국 간 대표적인 소송으로 꼽힙니다. SEC는 2020년 12월 리플랩스가 엑스알피를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고 판매했다며 20억 달러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와 함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업계에 대한 당국의 본격적인 규제 돌입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7월 뉴욕지방법원은 "엑스알피가 기관 투자자들에게 판매될 때만 증권법 적용 대상이 되고, 일반 대중에게는 증권이 아니다"라고 판결했고, 과징금도 1억2천500만 달러로 대폭 줄였습니다.
이는 리플랩스의 사실상 승소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SEC의 항소로 엑스알피의 '증권성 여부'는 상급 법원으로 넘겨졌는데, 이를 철회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소송은 수년간 엑스알피의 가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리플랩스에 대한 SEC의 소송 철회는 지난해 미 대선에서 친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예고돼 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SEC는 가상자산 업계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법적 소송과 조사를 중단하거나 보류했습니다.
SEC의 소송 철회 소식이 알려지면서 엑스알피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전 11시 43분(서부 오전 8시 43분) 엑스알피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3.89% 급등한 2.56달러(3천741원)에 거래됐습니다.
세계 최대 게임회사로 꼽히는 텐센트는 2023년 이래 가장 급격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올해 AI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지시간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텐센트는 4분기에 매출 1천724억위안(34조6천800억원), 순이익은 513억위안(10조3천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분석가들이 예상한 매출 1천689억 위안, 순이익 460억위안을 모두 웃돌았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고, 이익은 90% 증가한 것입니다.
사측은 올해 매출의 10% 초반에 달하는 100억달러(14조 5천700억원) 이상을 AI인프라를 포함한 자본 지출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중국에서는 연초 '딥시크' 열풍에 고무돼 AI 투자 열기가 뜨겁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름을 받고, 중국 빅테크들은 곳간을 활짝 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알리바바는 지난 10년간 들인 투자액보다 더 많은 자금을 향후 3년간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개발에 쏟아붓기로 했는데, 3천800억 위안, 우리 돈 75조 원이 넘습니다.
S&P500이 2023년 이후 처음 조정 영역으로 떨어진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에 다시 주목하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월가의 분석가들은 올해 중국 본토 주식이 미국 주식보다 성과가 좋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미국 증시가 호황을 구가하는 동안 중국 주식은 정부의 기술 기업 규제와 경기 둔화로 침체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올들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지난주 S&P 500은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수정 영역으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MSCI 중국 지수는 올해 초부터 3월 9일까지 19% 상승했습니다.
포트쉘터 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리처드 해리스는 ″매우 반경제적인 트럼프의 정책 덕분에 미국의 좋은 시기는 끝나가고 나쁜 시기를 보냈던 중국이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5~7년간 미국 시장이 지배적이었지만 매그니피센트7은 이제 달로 갔다”며 미국과 중국의 주식 시장 분위기 반전을 ‘대전환’이라고 불렀습니다.
반면, 중국 기술 주식은 딥시크 돌파구 이후로 급등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기술 부문에 대한 지원을 적극 표명했습니다.
LSEG의 데이터에 따르면, 홍콩에 상장된 중국 최대 기술 기업 중 일부를 추적하는 항셍 기술지수는 올해 초 이래 30% 이상 상승했습니다.
JP모건의 아시아 태평양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제임스 설리번은 “글로벌 동종 기업과 비교했을 때 중국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MSCI 차이나 인덱스는 현재 예상 1년 수익의 13.38배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예상 1년 수익의 20.72배로 거래되고 있는 S&P 500과 비교됩니다.
리드 래그 리포트의 발행인인 마이클 게이드는 ″중국 시장이 향후 4년간 미국 시장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것이 밸류에이션 문제”라며 “현재 중국 주식은 엄청난 과소투자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中 딥시크 의식했나...엔비디아 화두도 '저비용·고효율'
엔비디아의 연례개발자행사 GTC 2025가 한창인 가운데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빠르게 성능을 높여가는 동시에 중국 '딥시크 쇼크' 이후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추론 AI 시장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놨습니다.
현지시간 19일 CNBC에 따르면 올해 황 CEO의 기조연설에서는 지난해와 다른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인공지능(AI)업계에서 고성능 GPU에 대한 무용론이 고개를 들었는데, 달라진 업계 분위기를 의식하듯 황 CEO는 블랙웰, 루빈, 파인먼으로 이어지는 고성능 차세대 AI 가속기 로드맵을 발표하면서도 효율성을 강조했습니다.
황 CEO는 “AI 팩토리(데이터센터) 기준, 같은 기능 대비 (운용) 비용은 블랙웰이 (이전 버전인) 호퍼의 13%, 루빈은 3%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면서, 이어 “더 많이 사면 더 많이 절약할 수 있다”는 농담을 던지며 차세대 AI 가속기의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습니다. 신제품 출시 시 높은 성능에만 집중해 발표하던 이전과 사뭇 달라진 모습입니다.
이밖에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황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에서 AI 칩 생산을 매우 기대하고 있고, 파트너사들도 미국 내 제조를 위해 우리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만들어야 할 AI가 많다"면서 "AI는 앞으로 모든 산업의 기반이자 운영체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 주요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며 새로운 무역 전쟁을 개시했고, 이들 국가는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최첨단 AI 칩을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의 TSMC로부터 생산하고 있습니다.
젠슨 황 CEO는 또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으로 더 낮은 인프라 비용으로 AI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딥시크가 대중화한 추론 모델은 더 많은 칩이 필요하다"고 일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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