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포털' 다음의 눈물…카카오 분사 후 매각 우려
SBS Biz 조슬기
입력2025.03.18 16:30
수정2025.03.18 16:51
지난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합병한 지 11년 만에 이뤄진 분사 결정으로 카카오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분사는 매각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회사 측은 다음 콘텐츠CIC 소속 직원들에게 본사 잔류 또는 이동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계획입니다. 본사 잔류 의향을 밝히면 본사 내 관련 직무로 자리를 옮겨 카카오 소속으로 근무하는 식입니다.
노조 측은 다음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 추진하겠다는 사측 계획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집회를 예고하는 등 갈등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오는 19일 오전 11시 30분 경기 성남시 카카오 사옥 앞에서 콘텐츠CIC 분사 반대와 사측의 임금단체 협상(임단협) 교섭 거부에 대한 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한메일과 다음 카페를 앞세워 2000년대 초반 국내 검색엔진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던 다음이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며 카카오 내부에서 계륵 신세로 전락한 끝에 완전히 분리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18일 카카오 노사 양측 입장을 종합하면 다음의 분사 계획을 공유한 타운홀 미팅이 열린 지난 13일 이후 현재까지 분사 추진과 관련한 세부 운영 방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카카오 노조 측 관계자는 "합병 당시 공언한 다음의 포털 경쟁력 제고와 해외 진출은 이제 요원해졌다"며 "다음에 대한 비전 제시 없이 이뤄지는 일방적인 분사 결정은 사실상 매각과 다를 바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분사가 이뤄지면 카카오 조직 내 다음 서비스 관련 인력과 계열 법인 관계자 1천여 명이 고용 불안 위험에 내몰릴 것"이라며 "빠르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결정이라는 회사 측 설명도 결국 매각 등의 조치를 손쉽게 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회사 측은 현재 결정된 것은 분사 추진 이상도 이하도 없다며 그 이후 구체적인 분사 시기나 운영 방향 등은 결정된 바 없으며 직원(크루)과 노조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소통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다음의 분사 이후 행보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의 검색 시장 내 존재감이 갈수록 미미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네이버와 구글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며 검색포털 점유율 3위로 떨어진 지 오래고,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빙에도 밀리면서 4위 자리로 밀려난 신세입니다.
웹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웹 검색 시장에서 다음의 2월 평균 점유율은 네이버(66.41%), 구글(26.07%), 빙(3.04%)에 이어 2.73%에 불과합니다.
카카오의 문어발식 인수가 뒤늦게 도마에 오르면서 다음 역시 같은 희생양이 됐다는 평도 적지 않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 당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적으로 카카오가 다음 인수 후 공을 들인 건 국내 시장이었다"며 "은행, 게임, 모빌리티에서 대리운전, 미용실 등에 이르기까지 카카오가 쪼개기 상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뭇매를 맞는 동안 다음의 입지도 좁아졌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분사와 함께 거론되는 매각이 현실화 될 경우 다음의 몸값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5년 전만 해도 5천억 원에 육박했던 카카오의 포털비즈 매출이 지금은 1천억 원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카카오 울타리마저 벗어나 매각 수순을 밟게 되면 다음의 경쟁력 약화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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