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미묘한 타이밍에 미묘한 연기…KDDX 결정 또 미뤄진 까닭은?

어제(17일) 최종 결판을 지을 것으로 예상됐던 방위사업청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사업방식 결정이 또 미뤄졌습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법적공방으로 이미 8개월간 지연돼온 사업방식 결정이 또 한 번 연기된 건 현재의 탄핵정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업계 분석이 나옵니다.
방사청 "추가 논의 필요"…수의계약 vs. 경쟁입찰 결판 못 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양사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 KDDX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수의계약으로 사업방식이 결정될 경우 기본설계를 맡은 사업자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담당해온 관례에 따라 KDDX 기본설계 경험이 있는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한 것으로 여겨지고, 경쟁입찰로 진행될 경우 HD현대중공업과 달리 보안 감점이 없는 한화오션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사청은 당초 어제(17일) 열린 사업분과위원회에서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사업 사업방식을 심의해 결정한 뒤 그 결과를 다음 주쯤 발표할 계획이었습니다.
즉 업계에선 이번 심의에서 사업방식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분과위은 방위사업청 차장 주관으로 모두 31명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이 가운데 외부 전문가는 6명입니다.
하지만 어제 분과위에서 수의계약, 경쟁입찰, 양사 공동설계 3가지 방안 놓고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 했습니다.
방사청은 다음 달 2일 예정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전 다시 사업분과위원회를 소집하고 사업추진 방식을 정하겠다면서 "수의계약 필요 사유와 공동개발 방안 등을 더 검토해 깊이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는 입장입니다.
尹탄핵심판 선고 임박…업계 "결정 쉽지 않아"
업계에선 KDDX 사업방식 결정이 미뤄진 것이 이번 탄핵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어제 결론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현재 정치를 포함해 최고 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부처에서 추후에 논란이 될 만한 결정들을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어제 열린 분과위는 방위사업청 차장 주관인데, 국방부 장관이 공석인 만큼 결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분과위에서 정해진 사업방식이 다음 달 초로 예정된 국방부 장관(대행)이 주재하는 방사청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그대로 확정됩니다.
또 조기대선 이후 정권이 교체돼 방위사업에 대한 정부의 스탠스가 바뀌면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불확실성 자체가 커진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양욱 연구위원은 "정권이 바뀔 경우 무기체계 개발과 발전 동력이 상대적으로 상실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현재의 방사청 체제에선 적어도 탄핵, 조기대선 여부 등을 보고 사업방식을 결정할 거란 예측입니다.
조기대선 실시로 업계 자체의 큰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오늘(18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발표할 거란 예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르면 20일~21일 선고가 예상됩니다.
한편 결정이 미뤄진 것을 두고 한화오션은 "그동안 일방적으로 추진되어온 '수의계약' 사업방식의 부당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KDDX 사업의 경쟁입찰 방식이 원칙이며, 다만 전력화 지연 우려 극복, K-해양방산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한 공동계약 방안에 대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추위의 최종 의결 전에 방산기업 차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면서도 "그간 기업의 입장은 충분히 전달된 만큼, 규정과 원칙에 따라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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