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고공행진에 1400원대 '뉴노멀'…외환위기 이후 최고
SBS Biz 김성훈
입력2025.03.17 06:26
수정2025.03.17 06:26
환율은 4개월째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1천400원대가 '뉴노멀'로 자리 잡은 모습입니다.
오늘(1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4일까지 두 달 반 동안 원·달러 환율은 평균 1천450.7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주에는 줄곧 1천451원~1천458원에서 등락했습니다.
이달 말까지 남은 11영업일간 100~200원 폭락하지 않는다면 1분기 환율은 1998년 1분기(1천596.9원)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하게 됩니다.
분기 평균환율은 외환위기였던 1997년 4분기 1천151.2원에서 1998년 1분기 1천596.9원으로 치솟았습니다.
그러다가 같은 해 2~3분기에는 1천300원대로 떨어졌고 4분기에는 1천200원대로 더 낮아졌습니다.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파에 2009년 1분기 1천418.3원으로 다시 1천400원대로 올라섰으나 이후로는 1천100원~1천200원대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미국 긴축에 따른 글로벌 강달러 등으로 2022년 3분기부터 1천300원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비상계엄 사태 등 나라 안팎에서 충격이 이어지면서 1천400원대 중반으로 수직으로 상승했습니다.
월별로도 지난해 12월(1천436.8원), 1월(1천455.5원), 2월(1천445.6원)에 이어 3월에도 지난 14일까지 평균 1천452.6원을 나타내면서 4개월 연속 1천400원대 중반을 지키고 있습니다.
환율이 넉 달째 1천400원대를 유지한 것 역시 외환위기 시기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메가톤급 충격파가 없는 상황에서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환율 수준 자체가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서학개미'(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해외투자로 달러가 유출되는 수급 불균형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입니다.
지난 1~2월에만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로 103억 달러가 유출됐습니다.
최근에는 강달러 흐름이 다소 진정되고 다른 주요국 통화 가치가 절상되는 흐름에서도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월 초 110선을 넘기도 했지만, 이후로 하락세를 타면서 103대로 밀린 상태입니다.
지난 1월 달러당 160엔에 육박했던 엔·달러 환율은 147엔선으로 떨어졌고, 달러 ·유로 환율도 유로당 1.02달러까지 밀렸다가 3월 들어서는 유로당 1.08달러~1.09달러까지 반등했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원화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금리를 결정짓는 성장세도 1%대 저성장이 예상되면서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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