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에 1000원 넘었다…美 금값된 달걀에 밀수 급증
SBS Biz 김성훈
입력2025.03.17 05:23
수정2025.03.17 08:25
[미 콜로라도주 소매점의 텅 빈 달걀진열대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최근 몇 달 새 달걀값이 급등하면서 남부 접경지에서 검역을 거치지 않은 달걀 밀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현지시간 16일 WSJ이 인용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사무소는 지난해 10월 이후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로부터 달걀을 압수한 건수가 전년 대비 15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텍사스주 남부 접경 도시 라레도의 CBP 사무소에선 같은 기간 달걀 밀수 단속 사례가 54% 증가했으며, 미국 전국적으로도 36%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국에서 달걀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이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한 멕시코에서 저렴한 달걀을 구매한 뒤 불법으로 반입하는 사례가 늘어난 탓입니다.
미 농무부는 검역상의 이유로 공식 수입 채널을 통하지 않은 달걀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텍사스주 엘패소 검문소에서 한 픽업트럭 운전자가 좌석과 예비 타이어에 필로폰을 몰래 숨겨 반입하려다 적발됐는데, 정작 국경 요원들을 더 놀라게 했던 것은 해당 트럭에 있던 달걀들이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미 노동부 소비자물가 통계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12개 들이 A등급 대란(大卵)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월 5.9달러(약 8천600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의 3달러(약 4천300원)에 비교하면 2배 수준으로 올라 '에그플래이션' 공포감이 커진 상태입니다.
대도시의 일부 소매점에선 12개 들이 달걀 가격이 10달러(1만4천500원)를 넘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 상황입니다.
식당 프랜차이즈 와플하우스를 비롯해 일부 식당에선 달걀이 포함된 메뉴에 추가 요금을 청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확산한 조류 인플루엔자가 달걀값 상승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달걀을 사재기하면서 가격 인상과 품귀 현상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편, 달걀값 상승에 대응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움직임도 분주합니다.
경쟁 당국인 법무부가 대형업체들의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농무부는 달걀값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 10억 달러(1조4천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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