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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어쩌나…TSMC, 인텔 파운드리까지 눈독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3.14 10:43
수정2025.03.14 13:56

[앵커]

이번 주 관세 뉴스가 헤드라인을 독식하는 사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요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인텔 사업 인수 가능성이 좀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보도됐는데요.

TSMC가 인텔 파운드리를 품기 위해 엔비디아와 AMD 같은, 미국 팹리스 기업들에게 합작 투자를 제안했다는 내용입니다.

성사된다면, 삼성전자에게는 매우 '아픈' 소식이 되는데요.

임선우 캐스터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앞서도 TSMC가 인텔을 품느냐 마느냐 여러 추측들이 나왔었는데, 이번에 나온 보도는 새로운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어요?

[기자]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TSMC가 미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경영난에 빠진 인텔 파운드리 인수를 위한 공동투자를 제의했습니다.

백악관이 압박에 나섰단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부담을 나눠질 일종의 동맹 모집에 나선 셈인데요.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 그리고 퀄컴이 제의를 받았고, 제안에는 TSMC가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을 운영하되, 지분율은 50%를 넘기지 않을 것이란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TSMC에게 인텔 파운드리 지배지분 인수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었죠.

막대한 투자로 적자 늪에 빠진 인텔에 자금을 대고, 운영 노하우도 전수하라는 뜻인데,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스탠스가 반도체 업계 지각변동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TSMC와 미국 기업들 간 '투자 동맹'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TSMC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인텔이 잠재적인 파운드리 경쟁사라는 점을 차치한다 해도 TSMC는 이미 투자 부담이 상당합니다.

향후 4년간 1천억 달러, 우리 돈 145조 원을 들여 미국 내 5개 파운드리를 추가로 건설하겠다 발표했는데, 기존 투자금까지 더하면 총 240조 원에 달하는 만큼, 투자를 분담할 연합군을 찾아 나선 구도로 보이고요.

모집 중인 파트너사가 모두 미국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에서 그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언급되는 회사들과 공동 투자에 나선다면 미국 반도체 산업의 자존심인 인텔이 대만 기업에 넘어간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 인텔 파운드리 예비 고객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발주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합작사를 통해 TSMC의 단독 지배력을 낮추는 동시에, 지분율을 50% 이하로 한다면 각국의 인수합병 허가를 보다 쉽게 받아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무엇보다, 현재 뜬구름 상태가 된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도 받아낼 수 있는 보증서 역할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실제 성사 될 가능성은 얼마나 돼 보입니까?

[기자]

제안을 받은 각 기업들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백악관의 압박을 받는 TSMC야 마음이 급하다고 하지만, 각사는 당분간 '돈 먹는 하마'에 그칠 인텔 파운드리에 투자할 명분이 부족합니다.

실제로 AMD는 과거 파운드리를 보유했었지만 유지비 부담에 매각한 경험도 있고요.

인텔을 통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퀄컴은 아예 발을 뺀 것으로 전해집니다.

인텔 설계부문에 관심을 보이던 브로드컴도 최근 태도가 애매한데요.

혹 탄 CEO는 최근 실적발표 당시 "인공지능과 VM 웨어로 너무나 바빠, 인텔 설계부문 인수에 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인텔이 이번 주 CEO를 전격 교체했어요.

이 결정이 TSMC와 인텔의 관계에 변환점이 될 것이란 얘기도 나와요?

[기자]

그렇습니다.

선장을 잃고 표류하던 인텔이 새 CEO롤 임명했는데요.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를 이끌었던 베테랑, 립부 탄을 새 수장으로 앉혔습니다.

어떤 인물인지부터 살펴보면, 인텔을 포함해 TSMC,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는 물론, 엔비디아와 AMD 등 설계 전문 팹리스까지, 주요 칩 설계사들이 널리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왔고, 지난해까지 인텔 이사회 멤버였습니다.

일각에선 전임 갤싱어 CEO는 인텔의 이른바 '성골'이기 때문에 사업 축소나 경쟁사 투자 유치 등에 부정적이었지만, 탄 CEO는 태생이 외부인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TSMC에게 요구 중인 인텔 파운드리 지분 매입 등이 그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삼성전자의 입장이 참 난감해지겠습니다?

[기자]

TSMC가 인텔 파운드리 지분 인수에 성공한다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중인 삼성전자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주요 설계사들이 공동 투자에 나선다면 삼성전자의 미래 발주 물량 감소도 불가피하고요.

가뜩이나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진 삼성 입장에선 고민이 깊어지는 소식입니다.

[앵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과 TSMC의 격차는 얼마나 큰가요?

[기자]

삼성전자가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TSMC가 압도적인 1위이기 때문에, 순위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지난해 4분기 TSMC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는데요.

무려 60%p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7.1%로 전분기보다 2.4% 포인트 상승했고요.

매출액도 전분기보다 14% 넘게 올랐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9.1%에서 8.1%로 시장 점유율이 1% 포인트 하락했고요.

매출액도 전분기 대비 1.4% 줄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참이나 밑으로 봤던 중국 SMIC는 어느새 3위 자리까지 꿰차 삼성과의 격차를 2%p 대까지 좁혔습니다.

문제는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수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는 건데요.

최근 사업보고서에선 그간 공식적으로 언급을 피해 온 파운드리 수율 문제도 처음으로 언급했는데, 매년 수조 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첨단 공정 개발, 체질 전환의 기회, 차세대 2 나노 개발 집중 같이 구체적 대응책을 언급했다면, 올해는 파운드리 시설 투자로 공급 능력을 키우기보다는, 수율을 끌어올려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줄이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여기에 반도체 보조금이라면 치를 떨며 반도체법을 폐기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까지 더해져,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받기로 한 7조 원 규모의 보조금도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최근 대만의 TSMC가 보조금 지원 없이 미국에 생산 투자 확대를 발표한 만큼, 삼성전자를 포함해 우리 기업들도 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거 아닌가 고심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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