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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막전막후] 미리보는 고려아연 정기주총 시나리오

SBS Biz 윤지혜
입력2025.03.13 16:46
수정2025.03.13 17:13

[앵커]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재계가 가장 주목하는 곳 중 하나는 고려아연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어디로 갈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의결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어 주총 직전까지도 변수가 많습니다. 

윤지혜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고려아연 주총의 관전 포인트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고 있죠. 

양측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누가 승자가 될지 가늠이 어렵습니다. 

지난 1월 임시주주총회가 열렸고, 당시 영풍의 의결권을 둘러싼 이슈가 있었습니다. 

파행을 거듭하다 영풍의 의결권 25%가 빠진 채로 주총이 진행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원하는 대로 안건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임시주총 이후 MBK 연합이 불복해 법원에 가처분을 냈고, 그 판단이 지난주 나왔는데요. 

일부는 MBK 연합에 유리하게, 일부는 최 회장 측에 유리하게 나왔습니다. 

[앵커] 

하나하나 들여다보도록 하죠. 

먼저 양측 지분 구도는 어떻습니까? 

[기자] 

의결권 기준으로 봤을 때 고려아연 지분은 MBK·영풍 연합이 40%,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최근 지분을 추가 매입하긴 했는데, 최 회장과 손잡은 베인캐피탈의 안정적인 지분율에 현대차, 한화 등 우호 세력까지 포함하면 34%가량 됩니다. 

MBK 연합 측이 좀 더 우세합니다. 

[앵커] 

아까 말하신 것 보면, 임시주총에서 영풍의결권이 빠진 채 진행됐기 때문에 최 회장이 승기를 잡았던 것이잖아요. 

법원 판단으로 앞으로는 이 의결권이 되살아나는 것이죠? 

[기자] 

앞서 고려아연은 1월 임시주총 전날,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구조를 형성했습니다. 

국내 상법은 순환출자 기업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는데, 고려아연이 이 허점을 활용해 영풍의 표 행사를 막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법원이 위법이라고 판결해서 상황이 뒤집혔고요. 

당시 최 회장 측이 선임한 이사회 멤버는 직무집행정지가 됐고, 영풍의 25% 의결권은 이제 되살아났습니다. 

이대로 정기주총이 진행되는가 했는데, 고려아연이 지난 12일 또 한 번 의결권 제한을 시도했습니다. 

[앵커] 

이번에도 정기주총이 열리기 전에 의결권을 막는 카드를 꺼냈네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앞서 법원이 MBK 연합 주장을 받아들였던 것은, 상호주를 통해 의결권을 제한하려면 주식회사여야 하는데, SMC를 호주법상 유한회사라고 간주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 고려아연은 주식회사를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호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받으면서 영풍에 대한 상호주 제한이 부활됐다는 주장입니다. 

[앵커] 

복잡하네요. 

어찌 됐든 고려아연 입장에선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막으려는 것인데, 사실 법적으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시도잖아요? 

[기자] 

MBK 연합 측은 그러한 형태로 영풍과 상호주 관계가 안 될 뿐 아니라, 정기주총에서 적용될 수 없다고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번 달 말 정기주총에서도 또다시 파행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쪽으로든 강행이 된다면 지난 임시주총처럼, 주총 이후 다시 법원의 판단을 요구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앵커] 

고려아연 측이 영풍 MBK 연합의 의결권을 제한하려는 시도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이와 별개로 지난번 법원 판결에 얻어낸 것이 있죠? 

[기자] 

법원이 지난번 임시주총에서 결의된 집중투표제는 유효하다는 판단을 한만큼 고려아연 측은 이걸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준비 중입니다.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를 위한 제도입니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할 때 집중투표제를 활용하면 '몰아주기'가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절대적인 지분율이 낮더라도 최 회장 측이 의결권 행사에 있어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죠. 

[앵커] 

일단 주총에서 MBK연합과 최 회장 측 각자가 원하는 이사들을 진입시키려고 표대결을 펼치겠군요? 

[기자] 

최근 일련의 상황에 따라 현재 이사회 구성은 최 회장 측 5명, 영풍 측 1명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영풍 측은 정기주총 안건으로 이사회를 확대했는데요. 

기존 5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며,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선임을 추진합니다. 

MBK 연합이 우군을 이사회에 투입시키려면 최 회장 측 이사 수보다 더 많은 이사 수를 선임하면 됩니다.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면 추가 임시주총을 연달아 계속해서 개최하고,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하는 것입니다. 

고려아연 측도 이 점을 잘 알고 대응을 하기 때문에 이사회 수가 주총의 변수와 주요 사안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표대결이 이뤄졌을 때 어느 한쪽이 유리하다고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 양측에 얽혀있는 법적 분쟁이 얼마나 되죠? 

[기자] 

MBK 연합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만 봐도 몇 가지 되고요.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1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SMC를 동원해 의결권을 제한한 건과 관련해 MBK 연합이 최 회장과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SMC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심사를 진행 중이고요. 

각자 개인에 대해서도 배임 등으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입니다. 

주총 결과를 떠나 법적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이상헌 / iM증권 : MBK 쪽에서는 상법이라든지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본소송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고 그렇게 되면 경영권에 대해서 중장기적으로 분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밖에 지난 12일 경찰은 댓글부대 의혹에 따라 네이버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섰는데요.

MBK 연합은 자신들에 대한 기사에 등록된 부정적 댓글과 게시글이 집중적으로 작성되는 정황을 발견하고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앵커] 

또 하나 변수로 볼 수 있는 게, 최근 사모펀드인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논란이 굉장히 커졌잖아요. 

양측 공방은 차치하고 대주주로서 MBK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우려는 나오는 상황이죠? 

[기자]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은 MBK가 먹튀 하는 투기자본 탓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치권도 MBK를 정조준해 공세가 매우 커지고 있는데요.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질의를 엽니다. 

더불어민주당은 MBK의 경영 실패와 MBK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까지 살펴본다는 방침입니다. 

김병주 MBK 회장의 출석 요구도 거센데요. 

사모펀드가 우리나라 기업 가치를 훼손한 뒤 매각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도 악영향이라는 것입니다. 

고려아연이 국가기간산업이자 핵심 광물을 다수 생산하는 만큼 미국 정치권에서는 MBK의 인수 시도를 우려하기도 했는데요. 

MBK에 대한 '민심'이 향후 분쟁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앵커] 

윤지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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