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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주관 '한파'...대신證, IB 인수금융·회사채 '선회'

SBS Biz 이민후
입력2025.03.11 17:01
수정2025.03.11 17:37


대신증권이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인 가운데 인수금융과 채권발행 등 기업금융(IB) 분야 강화에 나섰습니다.

오늘(11일)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에 대리금융기관 업무 부수업무를 보고하면서 신디케이트론 등 구조화금융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통상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만큼 인수금융과 채권발행시장(DCM)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국내 10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선정되면서 IB 부문 커버리지를 늘릴 수 있게 됐습니다.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게 되면서 기업 신용공여 업무가 가능해집니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조1180억원으로, 신용공여 한도는 2배에 해당하는 6조2360억원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대신증권은 최근 IB 부문 산하에 M&A·인수금융 담당과 신디케이트 담당 부서를 신설하면서 IB 부문을 확대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자기자본규모 기준 중견 증권사로 평가받는 대신증권은 IB 부문에서 주식자본시장(ECM)·DCM에 사업을 전개하는 대신 인수금융 분야는 손대지 않았던 영역입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이중헌 전 DS투자증권 본부장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인수금융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이 본부장은 국내 여러 증권사에서 부동산금융과 인수·M&A 자문 업무 등을 맡아 전문성을 쌓은 인물로 평가됩니다.

이외에도 우선순위가 아니었던 DCM 내에서도 대신증권은 기업의 대규모 중장기자금을 조달하는 신디케이트 론과 같은 사업에도 뛰어들 전망입니다. 

증권사 신디케이트부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채권이나 기업어음 등 상품을 판매하는 조직입니다. 신디케이트 전담 부서의 경우 주로 대형 증권사만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부수업무 신청하면서 DCM 분야도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대신증권 DCM 부문은 총 26건의 대표주관을 진행했고, 주관 금액은 1조1천784억원에 달하면서 금융시장 내 역할을 키우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단기적으로 초대형 IB 목표로 자본 확충을 위해 나선 상태입니다. 리츠((REITs)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 대신밸류리츠와 대신글로벌리츠의 IPO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주관 기업 2곳 자진 철회…올해 트랙 레코드에 주목
이 같은 사업영역 확대가 올해 비우호적인 ECM 시장 환경과는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올해 금융당국의 기업상장 심사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대신증권의 성패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간 대신증권은 사실상 본업인 ECM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만큼 대신증권은 인력, 자본 등 운용할 수 있는 리소스에 한계가 있었던 탓에 중견기업의 기업공개(IPO)에 집중해 온 바 있습니다. 

대신증권이 올해 처음으로 단독 주관하는 한텍이 이달 중순경 상장할 예정인데 1분기에는 단독 주관이 1건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단 2건(라메디텍, 엑셀세라퓨틱스)의 IPO만을 성공시키는 데 그쳤습니다. 하반기에 IPO 트랙 레코드를 늘린 바 있지만 여전히 심사를 받고 있는 기업이 대다수입니다. 특히 지난 2021~2023년 매년 10건 이상의 IPO를 성사시켰던 분위기와는 다릅니다.

올해는 하나마이크론, 싸이닉솔루션, 피라인모터스, 지에프씨생명과학 등 예비심사를 비롯해 상장 절차를 진행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보다 나은 성과가 기대되지만 여전히 변수는 많습니다. 대신증권이 주관한 기업 중 지난달 엠스틱바이오와 영광와이케이엠씨는 상장 심사가 6개월 이상 길어지면서 자진 철회에 나선 바 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파두 사태 이후로 기술상장특례에 대한 심사가 꼼꼼해졌고 전반적인 당국의 심사 문턱이 높아졌다"며 "대신증권이 IPO 외에 IB 분야에 변화를 추진하는 상황인 만큼 올해 트랙 레코드에 따라 반토막 났던 실적 회복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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