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홈플러스 회생 내몬 MBK…고려아연 인수전 변수로
SBS Biz 김기송
입력2025.03.06 16:52
수정2025.03.06 17:15
[앵커]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회생길을 걷게 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습니다.
제휴사들이 잇달아 손절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 사태를 불러온 홈플러스의 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론도 거세지는 가운데 MBK가 참여한 고려아연 인수전에도 변수가 될지 업계의 촉각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기송 기자와 짚어봅니다.
회생절차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일 오전에 전격적으로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는데요.
당일 오후에 바로 법원이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신용등급 조정이 결정적이었는데요.
바로 며칠 전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채무부담이 과중하고 사업 경쟁력이 불확실하다며 신용등급을 내렸습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금융기관에서 대출 규모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길 것에 대비해 서둘러 회생 카드를 꺼낸 겁니다.
회생절차가 본격화되면 금융채권상환이 유예되고 협력업체에 줘야 하는 채무들도 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됩니다.
MBK 측은 회생 결정에 대해 "홈플러스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모든 매장을 정상 운영하고 임직원과 거래처에 대한 지급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앵커]
설명과 달리 후폭풍이 거세죠?
납품업체들 손절이 확산되고 있어요?
[기자]
당장 LG전자가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했습니다.
롯데칠성과 동서식품과 오뚜기 롯데웰푸드 등 식품업체들 가운데서도 납품 중단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납품대금을 떼일 우려 때문인데요.
회생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자금 지출을 하려면 법원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홈플러스 측은 현재 가용현금이 3천억 원이 넘는다며 대금 지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바로 지난해 티메프의 미정산 사태를 겪은 유통업체들로썬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홈플러스 상품권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티메프 사태 때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 중단과 피해가 발생해 여전히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 중단 사태가 불거졌습니다.
제휴처인 빕스와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과 CJ CGV, 신라면세점, 앰배서더 호텔 등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 중단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상품권 변제 지연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이같이 결정한 건데요.
상품권은 원칙적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도 전액 변제가 가능합니다만, 법원의 승인을 받은 후에야 변제가 가능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앵커]
투자자들도 돈 떼일 위험에 처했죠.
[기자]
앞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점포 곳곳을 매각하고 재입점하는 전략을 펼쳤을 때, 이걸 사들인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조성해 둔 건데요.
애초부터 배당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회생 절차로 인해 이들 펀드가 받아야 할 임대료가 입금되지 않을 우려가 불거진 겁니다.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CP와 전자단기사채 발행 잔액은 1940억 원 규모입니다.
당장 이달 만기인 금액만 295억 원이고, 다음 달 4백억 원 만기가 돌아옵니다.
특히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법인은 물론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어음(CP) 등을 팔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MBK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먹튀 논란이 나오게 된 거군요.
MBK로 넘어간 뒤 실적도 더 나빠졌죠?
[기자]
MBK 인수하기 전 7조 원에 달했던 홈플러스 매출이 인수 이후엔 6조 원 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최근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나 했는데 이번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졌죠.
사실 유통업황면에서 이 시기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는 격변의 시기였습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0조 원을 돌파하면서 유통업계 역사상 신기록을 썼는데요.
이런 변화에 홈플러스는 대응하지 못했단 지적입니다.
[앵커]
업황영향도 있지만 MBK의 무리한 차입금 때문이란 지적이 많죠?
[기자]
MBK는 10년 전인 지난 2015년 6조 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상당액을 대출로 충당했습니다.
인수 당시 홈플러스는 부채도 2조 원이 있었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빚더미를 안고 출발한 만큼 MBK는 홈플러스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점포 스무 곳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빚을 갚는 데 치중했습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아직 마땅한 인수자는 못 만난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MBK가 회생을 신청할 정도로 스스로 감당 못할 빚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홈플러스는 부동산 자산만 4조 7천억 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MBK가 자구 노력 없이 채권자들에게 빚을 떠넘기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노조와의 잡음도 끊이지 않았는데요.
인수 당시 2년 간 1조 원 이상을 투자해서 고용을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있어서, 현장에서는 캐셔가 진열 업무도 하는 등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앵커]
MBK가 고려아연 인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홈플러스 사태가 변수로 작용할 거란 전망도 나와요?
[기자]
'단기차익만 챙기는 MBK는 고려아연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했던 말인데 홈플러스 사태가 이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과 연합해 최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는 그동안 경영능력을 강조해 왔습니다.
김광일 MBK부회장은 고려아연을 인수하면 영풍이 아니라 MBK가 주도적으로 경영을 맡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영업 적자에 시달리는 영풍보다 MBK의 경영·관리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홈플러스 경영에 실패하면서 MBK가 고려아연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 고려아연도 홈플러스 꼴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기술 유출 우려도 또다시 부상하게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 사모펀드는 주로 '차입매수'(LBO) 방식을 씁니다.
앞서 홈플러스 인수 때도 마찬가지였죠.
대출을 통해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수 후에는 대상 기업의 자산이나 현금을 사용해 부채를 털어냅니다.
MBK가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모집한 투자자 가운데엔 중국 연기금이 포함된 걸로 전해지는데요.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한 후에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의 자산 쪼개 팔기나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그래서 부각되는 겁니다.
[박주근 / 리더스인덱스 대표 : (MBK가)이번에도 고려아연 경영권 문제를 일으키면서 상당한 금액이, LBO(차입매수) 방식의 돈이 들어왔거든요. 당연히 그 돈에 대해서는 부채를 갚아야 되니까 알짜 사업부나 기업을 팔 수가 있고 계열사 중에서...]
고려아연은 MBK 측에 매각될 경우 기술의 해외 유출 가능성이 있다며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신청해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고려아연 인수전에 얼마만큼의 파장이 미칠지 업계의 촉각이 쏠려있습니다.
[앵커]
김기송 기자, 잘 들었습니다.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회생길을 걷게 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습니다.
제휴사들이 잇달아 손절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 사태를 불러온 홈플러스의 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론도 거세지는 가운데 MBK가 참여한 고려아연 인수전에도 변수가 될지 업계의 촉각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기송 기자와 짚어봅니다.
회생절차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일 오전에 전격적으로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는데요.
당일 오후에 바로 법원이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신용등급 조정이 결정적이었는데요.
바로 며칠 전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채무부담이 과중하고 사업 경쟁력이 불확실하다며 신용등급을 내렸습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금융기관에서 대출 규모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길 것에 대비해 서둘러 회생 카드를 꺼낸 겁니다.
회생절차가 본격화되면 금융채권상환이 유예되고 협력업체에 줘야 하는 채무들도 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됩니다.
MBK 측은 회생 결정에 대해 "홈플러스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모든 매장을 정상 운영하고 임직원과 거래처에 대한 지급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앵커]
설명과 달리 후폭풍이 거세죠?
납품업체들 손절이 확산되고 있어요?
[기자]
당장 LG전자가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했습니다.
롯데칠성과 동서식품과 오뚜기 롯데웰푸드 등 식품업체들 가운데서도 납품 중단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납품대금을 떼일 우려 때문인데요.
회생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자금 지출을 하려면 법원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홈플러스 측은 현재 가용현금이 3천억 원이 넘는다며 대금 지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바로 지난해 티메프의 미정산 사태를 겪은 유통업체들로썬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홈플러스 상품권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티메프 사태 때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 중단과 피해가 발생해 여전히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 중단 사태가 불거졌습니다.
제휴처인 빕스와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과 CJ CGV, 신라면세점, 앰배서더 호텔 등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 중단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상품권 변제 지연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이같이 결정한 건데요.
상품권은 원칙적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도 전액 변제가 가능합니다만, 법원의 승인을 받은 후에야 변제가 가능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앵커]
투자자들도 돈 떼일 위험에 처했죠.
[기자]
앞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점포 곳곳을 매각하고 재입점하는 전략을 펼쳤을 때, 이걸 사들인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조성해 둔 건데요.
애초부터 배당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회생 절차로 인해 이들 펀드가 받아야 할 임대료가 입금되지 않을 우려가 불거진 겁니다.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CP와 전자단기사채 발행 잔액은 1940억 원 규모입니다.
당장 이달 만기인 금액만 295억 원이고, 다음 달 4백억 원 만기가 돌아옵니다.
특히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법인은 물론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어음(CP) 등을 팔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MBK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먹튀 논란이 나오게 된 거군요.
MBK로 넘어간 뒤 실적도 더 나빠졌죠?
[기자]
MBK 인수하기 전 7조 원에 달했던 홈플러스 매출이 인수 이후엔 6조 원 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최근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나 했는데 이번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졌죠.
사실 유통업황면에서 이 시기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는 격변의 시기였습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0조 원을 돌파하면서 유통업계 역사상 신기록을 썼는데요.
이런 변화에 홈플러스는 대응하지 못했단 지적입니다.
[앵커]
업황영향도 있지만 MBK의 무리한 차입금 때문이란 지적이 많죠?
[기자]
MBK는 10년 전인 지난 2015년 6조 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상당액을 대출로 충당했습니다.
인수 당시 홈플러스는 부채도 2조 원이 있었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빚더미를 안고 출발한 만큼 MBK는 홈플러스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점포 스무 곳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빚을 갚는 데 치중했습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아직 마땅한 인수자는 못 만난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MBK가 회생을 신청할 정도로 스스로 감당 못할 빚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홈플러스는 부동산 자산만 4조 7천억 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MBK가 자구 노력 없이 채권자들에게 빚을 떠넘기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노조와의 잡음도 끊이지 않았는데요.
인수 당시 2년 간 1조 원 이상을 투자해서 고용을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있어서, 현장에서는 캐셔가 진열 업무도 하는 등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앵커]
MBK가 고려아연 인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홈플러스 사태가 변수로 작용할 거란 전망도 나와요?
[기자]
'단기차익만 챙기는 MBK는 고려아연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했던 말인데 홈플러스 사태가 이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과 연합해 최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는 그동안 경영능력을 강조해 왔습니다.
김광일 MBK부회장은 고려아연을 인수하면 영풍이 아니라 MBK가 주도적으로 경영을 맡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영업 적자에 시달리는 영풍보다 MBK의 경영·관리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홈플러스 경영에 실패하면서 MBK가 고려아연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 고려아연도 홈플러스 꼴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기술 유출 우려도 또다시 부상하게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 사모펀드는 주로 '차입매수'(LBO) 방식을 씁니다.
앞서 홈플러스 인수 때도 마찬가지였죠.
대출을 통해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수 후에는 대상 기업의 자산이나 현금을 사용해 부채를 털어냅니다.
MBK가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모집한 투자자 가운데엔 중국 연기금이 포함된 걸로 전해지는데요.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한 후에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의 자산 쪼개 팔기나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그래서 부각되는 겁니다.
[박주근 / 리더스인덱스 대표 : (MBK가)이번에도 고려아연 경영권 문제를 일으키면서 상당한 금액이, LBO(차입매수) 방식의 돈이 들어왔거든요. 당연히 그 돈에 대해서는 부채를 갚아야 되니까 알짜 사업부나 기업을 팔 수가 있고 계열사 중에서...]
고려아연은 MBK 측에 매각될 경우 기술의 해외 유출 가능성이 있다며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신청해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고려아연 인수전에 얼마만큼의 파장이 미칠지 업계의 촉각이 쏠려있습니다.
[앵커]
김기송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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