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천억달러 투자' TSMC 놓고 대만에서 갑론을박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3.05 17:13
수정2025.03.05 17:14
[TSMC 투자발표 기자회견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대만의 호국신산'(護國神山·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의 미국 내 신규 투자 발표에 대만 각계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대만 언론들이 5일 보도했습니다.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인 국민당의 훙슈주 전 주석이 이번 투자 발표를 놓고 집권 민진당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TSMC가 미국의 압박 속에서 떠나는 것은 집권 민진당 정부가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한 카드로 사용한 것"이라며 "대만인에 대한 배반으로 중화민국(대만)을 팔아먹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웨이저자 TSMC 회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1천억 달러(약 145조원)를 미국에 투자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금전과 기술의 손실일 뿐만 아니라 "대만의 생존권이 팔린 순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대만은 미국의 카드도, 미국의 식민지도 아니다"라면서 라이칭더 총통에 마지노선이 없는 굴욕적인 정책을 즉각 중단해 대만이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대만 언론들은 TSMC가 누리고 있는 첨단 공정에 대한 우위가 조만간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투자 발표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의 대만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향후 대만의 기술적 우위에 대해서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만의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 발표의 핵심은 연구·개발(R&D)센터의 설립 여부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만약 첨단 공정의 R&D 업무도 담당하게 된다면 향후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통한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가 힘을 잃게 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한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치밍 전 경제부장(장관)은 TSMC가 이번 투자 계획으로 대만 내 공장 건설 자금 압박과 생산시설의 감소, 잉여이익의 감소 등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대만에는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 등 양대 측면에서 손실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 전 부장은 글로벌 포석이 최첨단 핵심 공정의 해외 이전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대만이 지정학적 충돌에서 가장 믿는 것은 반도체 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황제정 대만담강대 전략대학원 교수도 TSMC의 미래 투자가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다만 그는 현 상항에서 정확한 영향 여부를 단정 짓기 매우 어렵다면서 TSMC와 미국의 협상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다런 대만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TSMC가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TSMC가 미국 투자라는 좋은 카드를 미국 측으로부터 어떠한 약속도 받지 못하고 쉽게 넘겨줘 앞으로 대만의 경제 실적과 취업 기회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류페이전 대만경제연구원(TIER) 연구원은 TSMC의 미국 투자에 따라 대만 공장의 생산 비율은 70∼80%로 낮아지고, 대만 내 R&D 인력도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TSMC의 웨이 회장은 3일(현지시간) 오후 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미국에 1천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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