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韓 대기업, 경제 역풍 대비 위해 구조조정 가속화"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3.05 04:28
수정2025.03.05 05:38
미국의 무역 우려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에 직면한 한국 대기업들이 사업 간소화와 현금 확보를 위해 비핵심 사업 매각과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현지시간 4일 보도했습니다.
FT는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인수합병(M&A) 거래가 지난해 930건으로 전년(817건)보다 증가했고, 규모도 683억 달러로 34.4% 급증했다고 짚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M&A 증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한국 경제 악화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방어적 전략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습니다.
SK그룹은 지난해 첫 9개월 동안 사업 부문을 716개에서 660개로 8% 축소했고, 포스코도 "성장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수익성이 없는 비핵심 사업 45개를 매각했습니다.
로프스앤그레이는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과 M&A는 한국 경제가 상당한 어려움과 역풍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주로 방어적 사고방식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며 "이러한 경제적 역풍은 한국 기업들의 비관적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박빙의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구조조정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고,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암시했습니다. 또한 전기차 구매에 대한 보조금을 철회하고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를 폐지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외부 위협과 더불어 국내 경제 지표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년 전 전망인 2.3%에서 1.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언급하며 기준금리를 0.1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기업 리더들은 중국의 기술적 추격에 대한 우려도 표명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칩 회사인 CXMT와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부상에 불안감을 느끼는 한국 기업들은 반도체와 같은 핵심 기술에서 중국에 대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한국 기술 그룹은 연구개발(R&D) 지출에서 중국 그룹보다 1천500억 달러 이상 뒤처졌는데, 이는 10년 전 90억 달러의 격차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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