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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美 관세 협상은 마라톤…실무협의체 다음주 가동"

SBS Biz 류정현
입력2025.03.04 17:08
수정2025.03.04 17:08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하워드 러트닉 美 상무장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미국 방문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문제를 비롯한 조선, 에너지 등 산업 협력 방안을 상시 논의할 채널을 구축했다며 "최대한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의할 수 있도록 채널을 확보한 것이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안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26∼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방문 성과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안 장관은 미국 신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단거리 육상 경기'가 아닌 '마라톤'에 비유하며 "반도체, 바이오, 자동차 관세 얘기가 나왔다가 또 목재, 구리 얘기가 나오고 앞으로 어떤 품목이 추가될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가 발표된 뒤에도 면제 협의가 이뤄질 수 있고, 관세를 유예받은 뒤 또 어떤 새로운 관세가 또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계속 미국과 협의해 나갈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효과적으로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안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통상·에너지 분야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관세 및 한미 간 공동 산업 관심사에 대해 협의했습니다.

안 장관은 이번 방미를 통해 조선, 에너지, 알래스카 가스 개발, 비관세장벽 등 4개 분야의 한미 국장급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미 상무부, USTR, 에너지위원회 등 3개 부처와도 각각 국장급 협의체를 개설했다고 밝혔습니다.

안 장관은 "국장급 협의체가 이번 주부터 진행되고, 빠르면 통상교섭본부장도 다음 주라도 방미해 대면 접촉을 통해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며 "드문드문 운영되는 협의체가 아니라 거의 매일 접촉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1기 시절 미국 통상 당국자들이 한국을 중국 상품의 '우회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면서 "협의체를 통해 한국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미국이 가진 오해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안 장관은 한미 간 조선 협력과 관련해 "미국은 범부처 차원에서 해군력 증강과 조선업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고, 이를 위해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라는 인식이 있어 한국이 충분히 서포트(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했고, 러트닉 장관이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에 대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재검토 방침에 대해 안 장관은 "(미국의) 지원 정책이 일관성 있게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해 보내고 있고, 양국 산업계가 산업동맹이라는 인식을 가질 정도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바이든 정부 시절 한국 기업들이 맺은 계약에 나름대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을 것이라면서 "그 계약 관계를 잘 끌고 가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정부도 미국 정부의 약속이 갑자기 바뀌지 않도록 주문하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장관은 미국의 알래스카 가스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한국 기업의 참여를 타진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석유·가스의 대대적 증산을 통해 자국 에너지 산업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천연가스 개발 제한을 푸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알래스카 자원 개발에 동력을 불어넣으려고 주력하고 있습니다.

안 장관은 "에너지위원장뿐 아니라 상무장관도 적극적으로 챙기고 있을 정도로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안 장관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우리가 최소한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환경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우리 기업들이 이겨낼 수 있을 거고 실익을 찾을 수 있는 대안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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