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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쩐의전쟁 MBK…홈플러스 돈 없어 회생신청? 황당

SBS Biz 윤진섭
입력2025.03.04 15:10
수정2025.03.04 15:35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유동성 위기로 회생절차에 돌입하며 회사 소유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MBK는 고려아연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 온 최윤범 회장 측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고려아연을 놓고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MBK가 유동성을 이유로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에 대해 대주주의 모럴헤저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MBK가 2015년 7조원대 거액에 인수했지만 이후 재매각이 계속 미뤄지고 재무 부담이 산더미로 쌓여 MBK의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 왔습니다. 

 4일 금융투자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한단계 떨어진 뒤 대금 지급 불능 등 파국을 막고자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 개시 결정을 받았습니다 현금 유동성이 나빠진 상태에서 신용등급 강등으로 운영자금 대출까지 줄어들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악화할 수 있어, 선제적 회생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신청 취지입니다.

회사 측은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이미 작년 11월부터 납품업체의 선택에 따라 한두 달 뒤 대금을 지연하는 조처를 시행했습니다. 

홈플러스의 금융부채는 현재 약 2조원에 달하고 지금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규모로는 설비투자, 임차료, 자본 비용 등을 충당하기가 버겁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홈플러스는 MBK로 넘어가기 전인 2014회계연도(2014년 3월∼2015년 2월) 2천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2022년과 2023년엔 각각 2천602억원과 1천9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회사가 고전을 거듭하며 MBK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는 인수 후 9년이 넘도록 전망 자체가 불투명했습니다. 

MBK는 작년 6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기업형 슈퍼마켓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별도 매각하는 방안을 돌파구로 내놨으나, 이 역시 지금껏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 와중에 지난 달 28일 신용평가사들이 회사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린 것이 '홈플러스호'를 좌초하게 만드는 암초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소유주인 MBK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주주 모럴헤저드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부동산 자산도 많이 있고 잉여현금 등 채무를 갚을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대주주가 먼저 부담해야 하는 걸 채권자에게 손실을 넘긴것인데,, 대주주의 모렐헤저드 성격이 짙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이번 홈플러스 사태는 'MBK는 고려아연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온 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세계 1위의 비철금속 제련 업체입니다. MBK는 최 회장의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가 심각하다며 작년 9월부터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연대해 회사 경영권 확보를 추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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