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난 TSMC 1천억 달러 더 투자…삼성전자·SK하닉 고심 깊어진다
SBS Biz 김동필
입력2025.03.04 14:52
수정2025.03.04 15: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에서 미국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점차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관세 부과, 보조금 지연 등의 반도체 겨냥 정책들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되는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도 TSMC와 같은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현지시간 3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5조 9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TSMC는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한 뒤 투자규모를 650억 달로로 확대한 바 있습니다. 이번 신규 투자 계획 발표로 투자액은 총 1천650억달러로 늘어났습니다. TSMC 애리조나 1공장은 최근 4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2공장은 2027년 3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며, 3공장은 2027년 말에 생산 설비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TSMC의 투자 계획 발표에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바로 이곳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며 상당 부분을 TSMC가 만들 것"이라면서 "이것은 경제 안보는 물론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TSMC의 미국 현지 투자 확대는 관세와 연관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반도체에 최소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도 TSMC의 미국 신규 투자에 대해 "그들은 관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반도체 업계에는 주요 '큰손' 고객사인 빅테크 업체들이 대거 모인 전략 시장입니다. 그런데 미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현지 생산 강화가 대응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TSMC가 미국 내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미국에 투자한 국내 반도체 기업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 건설에 삼성전자는 370억달러(약 54조원) 이상을,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달러(약 5조6000억원을)를 각각 투자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는 내년 가동 개시를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를 지어 2028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다만 신규 공장을 설립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절차가 까다로워 투자 확대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또 TSMC와 국내 업계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대상 관세를 예고만 했을 뿐 아직 확정하지는 않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농지 7년 경작하고 팔았는데, 양도세 폭탄? 왜?
- 2.'버핏이 주식 팔 때 팔았어야 했는데'…개미들 한숨
- 3.금감원 "압류 계좌로 잘못 보낸 돈, 돌려받지 못할 수도"
- 4.100억 자산가 6.4억 세금 아낀다…배우자 상속세 폐지
- 5.트럼프 폭탄선언에 비트코인 2%·이더리움 9% 하락
- 6.'진양곤TV' 스탠바이…HLB 디데이 임박에 주가 출렁
- 7.원산지 위반에 고개숙인 백종원…개미들은 눈물
- 8.[단독] 메리츠화재, MG손보 인수 결국 포기…내일 통보
- 9.'같은 서울인데, 이 동네 왜 이래'…1년 새 7억 급등
- 10.[단독] 메리츠, MG손보 인수 포기…청산에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