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취지 무색' 인뱅, 주담대 확 늘린다
SBS Biz 정광윤
입력2025.03.04 06:54
수정2025.03.04 09:49
인터넷 전문은행 3사가 올해 가계대출을 지난해보다 3조3천억원(4.8%)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인터넷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신용대출 잔액을 추월했습니다.
4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K뱅크·토스뱅크가 제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 관리 목표치는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보다 4.8% 늘어난 3조3천183억원입니다.
이들 3개 은행의 지난해 실제 가계대출 증가액은 8조2천556억원으로, 지난해에 제시했던 증가액 관리 목표치 8조4천799억원을 2천243억원 밑돌았습니다.
금융당국의 패널티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 은행의 지난해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는 은행권 1∼2%를 두 배 이상 넘기고 있습니다.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2%대 후반)이나 저축은행(4%가량)과 비교해도 증가율이 더 높습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설립 취지로 내세운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몸집을 불려 왔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인터넷 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021년 말 33조4천828억원에서 지난해 말 69조5천385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21년 말 10조3천135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34조4천783억원으로 3.3배로 뛰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4조6천932억원으로 2.7배로 늘었고, 케이뱅크는 7조8천279억원으로 6.7배 불어났습니다.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중 주담대 잔액은 2023년 6월말 신용대출 규모를 넘어섰고, 케이뱅크역시 지난해 9월말 주담대 잔액이 신용대출을 추월했습니다.
토스뱅크도 내년 상반기 주담대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인영 의원은 "인터넷 은행에 포용적 금융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며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는 영업 방식이 이어진다면, 인터넷은행의 존재 이유도 흔들릴 수 있으므로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역할을 다시 점검하고,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신용대출 목표를 강화했습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평잔 30%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규모가 축소되지 않도록 운영 중이었는데, '신규취급액 30% 이상' 기준을 추가해 분기별 실적을 점검한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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