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자장사…5대은행 예대금리차 2년반 만에 최대
SBS Biz 최지수
입력2025.03.03 11:08
수정2025.03.03 11:37
주요 시중은행의 이익 기반인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가 길게는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 예대금리차가 줄어들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이번 하락 사이클에서는 은행권이 기준금리·시장금리 인하분을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에 더 빨리, 크게 반영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금융당국의 강한 가계대출 억제 압박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입니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산술적으로 이자 장사를 통한 마진(이익)이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오늘(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29∼1.46%포인트(p)로 집계됐습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의 예대금리차가 1.46%p로 가장 컸고, 이어 신한(1.42%p)·하나(1.37%p)·우리(1.34%p)·KB국민(1.29%p) 순이었습니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가 5.33%p로 1위였습니다.
2∼4위의 한국씨티은행(2.61%p)·토스뱅크(2.43%p)·광주은행(2.08%p)·BNK부산은행(1.98%p)도 2%p 안팎에 이르렀습니다.
각 은행의 시계열을 봐도 요즘처럼 큰 예대금리차는 수년 만에 처음 나타나는 드문 현상입니다.
하나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1.37%p)는 공시 자료가 존재하는 2022년 7월 이래 최대 기록입니다.
신한은행(1.42%p)도 공시 자료 발표 첫 달인 2022년 7월(1.46%p)을 제외하고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우리은행(1.34%p)과 KB국민은행(1.29%p)의 경우 모두 2023년 2월(1.46%p·1.48%p) 이래 1년 11개월 만에 예대금리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NH농협은행(1.46%p)도 2024년 1월(1.50%p) 이후 최대입니다.
대출금리 하락이 더딘 것과 대조적으로 수신(예금) 금리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25일 한은의 기준금리 0.25%p 인하 전후로 속도가 더 빨라지는 분위기입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의 2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95∼3.30% 수준입니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2.95%)이 지난달 20일 2%대로 가장 먼저 내려왔고, KB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2.95%)과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2.95%)도 같은 달 24일과 25일 잇따라 2%대에 진입했습니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3.00%)은 아직 3%대에 걸쳐있지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력 예금 상품인 WON플러스예금의 경우 시장금리에 연동되는만큼, 조만간 2%대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가 추세적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이번 주 NH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대표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가 모두 2%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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