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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8만 달러도 깨지나?…'트럼프 리스크'에 불안불안

SBS Biz 김성훈
입력2025.02.28 10:50
수정2025.02.28 11:11

[앵커]

가상자산 투자하시는 분들, 이번 주 고민이 많으셨을 겁니다.



본격적인 조정의 시작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 타이밍인지, 판단이 어려우셨을 텐데요.

비트코인의 경우, 9만 달러 아래로 내려왔고, 시장에선 8만 달러도 깨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번 하락세를 부추기고 또 멈출 수 있는 변수, 그리고 월가에서 나오는 분석들, 김성훈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성훈 기자, 비트코인 가격부터 보죠.



어디까지 떨어졌나요?

[기자]

지지부진한 흐름은 이번 주에도 이어졌습니다.

미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9만 5천 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 화요일, 결국 9만 달러선이 무너지면서 8만 5천 달러선까지 밀렸습니다.

9만 달러가 붕괴된 건 지난해 11월 이후 약 3개월 만입니다.

목요일에는 장중 한때 8만 2천 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하락세 속에 위태롭게 1억 2천만 원선에서 움직였습니다.

이더리움과 리플, 솔라나 같은 대표 알트코인도 이번 주 10% 넘는 낙폭을 보이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앵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가상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나요?

[기자]

가산자상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등 친시장 행보를 보였고요.

여기에 본인과 멜라니아 여사를 딴 밈코인까지 내놓으며 분위기를 한층 띄었습니다.

그 결과,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달 20일,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9천300달러선까지 치솟으며,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가상자산 관련 규제와 정책을 논의할 워킹그룹 설립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지만, 주목할 만한 후속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의 기대는 빠르게 사그라들었습니다.

[앵커]

그러다가 관세를 앞세운 '트럼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죠?

[기자]

가상자산은 최근 흐름이 주춤한 증시보다 훨씬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요.

위험자산으로서, 시장 불확실성에 취약한 모습을 노출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는데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까지 관세 공격의 대상을 늘렸고, 구리 등 다른 품목까지 관세를 매기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관세 전쟁 등 예기치 못한 거시경제적 이슈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점과 비교해 보면,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0% 넘게 떨어졌는데요.

대표 안전자산인 금 선물 가격이 파죽지세 속에 온스당 3천 달러를 목전에 두며, 10%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상황과 대비되고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불확실성이 언제 해소될지, 현재로선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거죠.

오히려 리스크는 더 커지고 있잖아요?

[기자]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경기 둔화 공포감이 투자 시장 전반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인데요.

물가 수준이 3%대로 높아진 가운데, 최근 발표된 소비 관련 지표들이 잇따라 위축 신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관세 리스크가 이 같은 흐름을 더 자극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경기는 침체되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자들이 미국 예외주의 투자 논리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는데요.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미국은 다를 것이란 믿음이 흔들리면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투자 심리를 살필 수 있는 코인마켓캡의 공포탐욕지수는 21점까지 떨어져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0에서 100까지 점수 범위를 둔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이 공포심에 과매도를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도 부담이에요?

[기자]

우선 이달 중순쯤 아르헨티나에선 밈코인을 둘러싸고 '러그 풀', 즉 작전사기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리브라'란 코인을 추천했고, 이에 자금이 몰려 가격이 폭등했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94% 가격이 폭락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대통령 탄핵 움직임까지 일었고요.

여기에 최근에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14억 6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2조 원이 넘는 코인 탈취 해킹까지 발생했습니다.

그 결과,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보안성 문제가 떠올랐고,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세가 얼마나 더 갈 것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앞서 살펴본 대로 악재는 한두 가지가 아닌데, 뚜렷한 가격 상승 요인은 없어 시장에선 당분간 하락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매트릭스포트는 "이번 하락은 거래량이 저조할 때 발생해 저가 매수 수요가 낮음을 시사한다"며 "비트코인 추가 하락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SC그룹의 디지털 자산 전문가도 "아직 저가 매수에 나설 때가 아니"라며, "비트코인은 8만 달러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장에선 현물 상장지수펀드, ETF를 통한 매도 흐름까지 계속될 경우 7만 달러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에 점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현물 ETF에서 최근 3주간 자금 순 유출이 이어지고 있고, 그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고 있습니다.

[앵커]

과거 흐름을 보면, 급락 이후 급반등하는 흐름도 있었잖아요.

그렇다면 오히려 매수 타이밍을 노려볼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5년 뒤 비트코인 가격이 150만 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 일명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장기적인 낙관론을 이어갔는데요.

"최근의 조정장세는 건강한 신호"라며, 가상자산 가격이 쉼 없이 오르기보다는 조정을 거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들어 2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매수한 스트래티지를 비롯해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가 활성화될 가능성을 점쳤고요.

여기에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계획 추진에 따라 다시 급격한 성장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SC그룹의 디지털 자산 전문가도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20만 달러 돌파가 가능하고,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는 50만 달러까지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시장에선 솔라나, 리플 등 알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둔 현물 ETF의 추가 승인 여부도 잠재적인 가격 상승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당분간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이란 데는 비관론자와 낙관론자 모두 이견이 없다는 사실은 투자 시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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