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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美 관세전쟁 최악의 상황 시 성장률 1.4%까지 내려갈 수도"

SBS Biz 신성우
입력2025.02.25 15:08
수정2025.02.25 15:28


미국발 세계 관세전쟁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면, 우리나라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1.4%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25일) 발표한 '미국 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우리 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미국 신정부의 관세정책 강도는 취임 전 지난해 11월 한은의 예상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추가 10%의 대중(對中) 관세는 기존 전제와 비슷하지만, 캐나다·멕시코에도 불법 이민·마약 유입 등을 명분으로 25%의 높은 관세를 이른 시기에 발표했다"며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 외 무역적자 상위국에는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유연한 협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지난해 11월 (한은) 전제와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차이를 반영해 한은은 합리적 수준에서 향후 관세정책 시나리오를 새로 설정하고 그 영향도 다시 평가했습니다.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2026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는 그보다 낮은 관세를 올해 중 부과하지만, 협상 진전에 따라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관세가 인하되는 경우를 가정했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관세정책은 올해 세계·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당시 예상보다 각 0.1%p, 0.3%p 더 낮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내년엔 세계 경제 성장률은 0.1%p 더 깎였지만, 미국 경제 성장률의 경우 0.2%p 오히려 올랐습니다.

같은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각 0.1%p, 0.2%p 더 낮아졌습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수정 전망치(1.5%·1.8%)는 이 분석 결과가 이미 반영된 결과입니다.

하지만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올해 0.1%p, 내년 0.4%p 더 떨어졌습니다. 미국 성장률 역시 0.4%p, 0.8%p씩 타격을 받았습니다.

한국 경제 성장률도 올해 0.1%p, 내년 0.4%p 추가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기본 시나리오상 1.5%, 1.8%였던 성장률이 모두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적자국에 관세를 높여 부과한 뒤 2026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고강도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상황입니다.

한은은 "미국과 여타국 간 상호 보복 조치가 반복되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져 국내 수출과 투자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대로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 중국보다 상당 폭 낮은 관세를 매겼다가 2026년 모든 국가에 점진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와 내년 한국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0.1%p, 0.3%p씩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다른 변수들의 상황은 같은데 미국발 관세 충격이 생각보다 약하면 2025년 1.6%, 2026년 2.1% 성장이 가능한 셈입니다.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의 전개 양상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세계시장에서 미국을 대체할 수출처를 모색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에 주도적이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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