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양극화…재건축 시공사 선정도 '빈익빈 부익부'
SBS Biz 류정현
입력2025.02.24 07:58
수정2025.02.24 11:03
서울 용산구 한남, 송파구 잠실의 대형 재건축 사업장에는 건설사들이 몰려들어 경쟁이 이뤄지는가 하면, 1개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되거나 아예 나서는 건설사가 없는 사업장도 수두룩합니다.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 핵심지역 재건축만 수주한다는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22일 개최한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습니다.
대림가락 재건축사업은 867가구, 4천544억원 규모지만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여해 수의계약으로 전환됐습니다.
관련 법에 따라 2차례 이상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습니다.
강남권 다른 정비사업장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송파구 가락1차현대아파트는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1차 입찰 때는 롯데건설만 제안서를 제출해 유찰됐습니다.
송파구에선 지난해 잠실우성4차(DL이앤씨), 가락삼익맨숀(현대건설), 삼환가락(GS건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단독 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진행됐습니다.
한강변 단지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초구 신반포2차는 두 차례 유찰 이후 지난해 말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습니다.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과 가까운 '알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데다 총공사비가 1조310억원에 달하는 신반포4차의 경우 삼성물산의 단독 참여에 따른 수의계약이 유력합니다.
용산구 한강변에 위치한 산호아파트도 네 차례 유찰 끝에 작년 말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습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도시정비 수주 경쟁은 탈락한 회사가 그간 투입한 금액을 모두 날리게 되는 치킨 게임"이라며 "지금처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사업성을 철저하게 검토하고 득실을 따진 뒤 '안 되겠다' 싶으면 건설사끼리 웬만하면 경쟁을 벌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을 겪는 정비사업장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서초구 삼호가든5차는 지난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한 곳이 없어 유찰되자, 공사비를 올려 다시 시공사 찾기에 나섰습니다.
서울시 신통기획 1호 사업장인 중구 신당10구역 재개발 사업은 비교적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데도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공사비가 급격히 올라 원가 부담이 커진 건설사들이 아무리 주요 지역에 있어도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참여를 꺼리고 있어서입니다.
DL이앤씨는 서울 핵심지역과 광역시 정비사업만 수주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총 공사비 1조7천억원 규모 한남 5구역 시공권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한남 4구역 재개발사업 이후 경쟁이 예상되는 정비사업장은 압구정, 성수, 여의도 등 누가 봐도 입지가 뛰어난 곳입니다.
연내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압구정 2구역에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리턴 매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놓고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파트 2천860가구를 새로 짓는 이 재건축사업 공사비 규모는 1조6천억원에 달합니다.
업계에서는 그간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이지 않던 삼성물산이 공격적으로 일감 확보에 나서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난달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가 1조6천억원에 육박하는 한남 4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누른 데 이어 이달 대림가락 재건축을 수주했고, 송파구 한양3차, 강서구 방화6구역 수주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관련 수주 물량이 줄어들 것에 대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 3조4천억원에서 대폭 올린 5조원으로 설정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안양종합운동장 동측 재개발(8천331억원), 용산구 남영2구역 재개발(6천619억원) 등 정비사업 3조6천398억원 규모를 수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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