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핫'했던 트럼프 트레이드…지금은 어떨까?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2.21 04:54
수정2025.02.21 05:35


지난해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비트코인과 달러, 소형 주식 등 트럼프 트레이드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는 기록적으로 상승했으나 오히려 유럽과 중국, 멕시코 벤치마크에 비하면 뒤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11월 5일 선거 직후 투자자들은 주식, 달러, 국채 금리, 비트코인을 급등시킨 위험 감수 베팅에 몰려 들었습니다. 트럼프가 약속한 규제 완화와 감세, 보호무역 조치의 조합이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는 베팅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임기 첫 한달 동안 투자자들은 현기증나는 관세 위협의 폭격을 목격했습니다.

투자 심리는 1월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관세 시행을 앞두고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아졌다는 우려와 이 결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금리를 추가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입니다.



블룸버그가 현지시간 20일 집계한, 트럼프 취임 이후 한 달간 트럼프 트레이드의 자산 종류별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트럼프의 승리 직후 미국 증시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은 소형주였습니다. 선거 다음 날 소형주식지수인 러셀2000은 5.8% 급등해 3년만에 가장 큰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정점을 찍은 후 현재는 11월 5일 종가보다 1% 정도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소형 기업은 부채 부담이 대기업보다 커 고금리의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입니다.

트럼프의 승리 이후 에너지와 금융 주식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S&P500 에너지 지수는 선거 직후 상승했지만 그 상승을 포기했고 현재는 11월 5일 수준에서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반면 S&P500 금융 지수는 견고한 은행 실적에 힘입어 12% 상승했습니다.

아폴론 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에릭 스터너는 "규제 완화와 M&A 활동 증가기대로 금융주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결국 가장 강력한 추진력은 실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일부 주식에 대한 약세 베팅은 예상대로 진행됐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화석연료지지 입장을 고수하면서 재생 에너지 회사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트레이드에서 가장 강력한 거시적 표현이었던 달러 매수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하고 미국채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견해로 위축됐습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선거일부터 1월 15일까지 약 4.5%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약 1.5% 하락했습니다.

트레이더들은 달러가 모멘텀을 잃은 한 가지 이유는 시장이 트럼프 취임 전에 관세가 달러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과대평가 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환율 시장은 관세 발표로 여전히 많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2월 1일까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을 때 캐나다달러와 멕시코 페소가 급락했지만 한 달 유예 발표후 정상화됐습니다. 결국 블룸버그의 2월 달러화 현물지수는 이 달 들어 1% 이상 하락했습니다.

미국채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베팅은 달러 강세 거래와 함께 진행됐습니다. 트럼프의 감세 인하 공약과 관세에 따른 물가 압박이 채권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2년물과 10년물 국채의 수익률 곡선은 11월부터 1월 초까지 급격히 상승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감세 때문에 연방 적자가 늘면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에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임명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당분간 국채 판매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습니다. 또 행정부의 지출 감축을 약속하면서 지난 달 장기 국채 금리가 안정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트럼프가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약속하고 디지털 자산 업계가 지지하면서 선거 이후 가상자산 자산이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이후로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진전이 많지 않아 상승세는 주춤해졌습니다. 트럼프가 국가 비트코인 매장을 만들겠다는 공약 관련해서 백악관 암호화폐 및 AI 차르 데이비드 삭스는 “행정부내 실무 그룹이 계획의 실행 가능성 여부를 연구해야 한다”고 한걸음 물러섰습니다.

지속된 관세 위협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올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디지털 자산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선거 후 2개월간 약 50%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1월에 109,000달러를 넘어 정점을 찍은 후 전 날 기준 96,600달러로 12% 가량 하락했습니다.

트럼프와 세 아들이 소유한 회사에서 발행한 밈코인과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의 밈코인 '리브라' 스캔들 등도 암호 화폐에 대한 신뢰도와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습니다. 비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매튜 호건은 "현재 가상자산에 대한 분위기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임선우다른기사
깨어나는 中 증시…M7 누르고 '기지개'
[글로벌 비즈] '핫했던' 트럼프 트레이드,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