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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사업 재편…'에너지·임팩트' 디딤돌 삼형제 나눠갖기[산업 막전막후]

SBS Biz 윤지혜
입력2025.02.20 16:30
수정2025.02.21 08:46

[앵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자녀 3형제의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가족회사인 한화에너지와 투자 목적으로 설립된 한화임팩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직접 지분을 취득하지 않고도 3형제가 사업을 나눠가질 수 있어 한화에 유리하지만, 일부 주주들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윤지혜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한화그룹 삼 형제의 사업재편 방향이 보다 뚜렷해졌죠?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보통주 지분 7.3%를 1조 3천억 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룹 내 핵심이자 김동관 부회장이 맡고 있는 방산 분야 구심력이 모아지는 효과를 얻었는데요. 

이번 거래로 ㈜한화(4.9%)→한화에어로스페이스(34%)→한화오션(42%)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번 거래의 최대 수혜자는 한화그룹 총수 일가라는 분석이 나오죠? 

[기자] 

회사 측이 내세운 명분은 '방산사업 시너지 강화'입니다. 

그런데 거래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배구조 개편에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보유 지분율은 기존 23%에서 30%로 늘어나고요. 

한화시스템까지 포함한 연결 기준으론 34%에서 42%로 늘어 최대주주 지위가 더욱 공고해집니다. 

보시는 것처럼 김동관 부회장은 사업 영역이 에어로스페이스, 솔루션 등 기존 방산에서 조선, 해양으로 확대되는 효과를 거둡니다. 

[앵커] 

결과적으로 지분을 매각한 자금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로 흘러들어 가는 것이죠? 

[기자] 

이번에 지분을 매도한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됩니다. 

한화임팩트파트너스에 8천881억 원, 한화에너지·싱가포르 법인까지 합쳐 4천119억 원이 각각 들어오는데요. 

여기서 이들 기업이 어떤 목적의 법인인가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가족회사'입니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전량 보유한 그룹 내 유일한 법인이기도 한데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5%)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5%)이 각각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화에너지는 수년 전부터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와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 지분을 꾸준히 취득했습니다. 

그 결과,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김승연 회장 세 아들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한화임팩트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한화임팩트는 투자형 지주사로 포트폴리오 영역은 바이오·수소·모빌리티 등 신사업 분야입니다. 

SK그룹에 빗대어 보면 SK스퀘어랑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배구조 상 한화임팩트는 현재 한화그룹 중간지주사로 입지를 굳혔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요. 

한화그룹 지배구조를 보시면, 삼 형제가 한화에너지를 보유하고, ㈜한화를 보유, 주요 계열사를 보유하는 전형적인 옥상옥 지배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 한화에너지는 한화임팩트 지분 52.07%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머지 47.93%는 김동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한화솔루션이 들고 있고요. 

한화그룹은 '오너 3세→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를 갖고 있는데요.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한화임팩트의 미국 법인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거래로 아까 말씀드린 9천억 원가량이 한화임팩트파트너스로 흘러들어 가게 되는데요. 

지난해 8월부터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대표이사도 맡고 있습니다. 

[앵커] 

통상 오너가가 지배력을 강화하려면 어떤 회사에 대해 직접 지분을 취득하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한화에너지와 임팩트만 활용하면 돈 한 푼 안 들이고 이뤄지는 것이군요? 

[기자] 

최근 조선업 호황으로 한화오션 주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인데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장사인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지분은 그대로 뒀습니다. 

대신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가 보유한 지분만 역대 최고가 수준으로 사 왔습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동원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들이 확보한 유동성은 오너 3세 승계에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박주근 / 리더스인덱스 대표 : "한화임팩트의 투자이익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의 가치 상승으로 연결됩니다. 한화에너지는 삼 형제가 100%지분을 가진 비상장사입니다. 한화에너지의 가치가 높아지면 경영권승계에 유리해지는 거죠."]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오션 인수 및 유상증자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금 여력이 부족한상황에서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는 리스크를 안고 투자에 참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시장 확대로 대규모 이익이 발생해 두 회사 보유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지배구조를 단순, 투명화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 추가 매입으로 한화에어로-한화시스템-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방산 및 조선해양 부문에서의 시너지가 기대되면서 일주일만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50% 이상 상승하는 등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주주 및 시장 친화적인 거래로 평가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그룹 전체에서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의 입지가 어떻게 강해질지 지켜봐야겠군요? 

[기자] 

재계 얘기를 들어보면 국내 대기업공시 집단 중에 한화에너지처럼 가족회사, 오너의 개인회사격인 기업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고 합니다. 

업계에서는 그룹 승계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한화임팩트를 활용한 대형 M&A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지난 2022년 한화오션, 옛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2023년 한화엔진, 옛 HSD엔진 인수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앵커] 

어찌 됐든 삼 형제의 사업 영역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죠? 

[기자]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조선 사업으로 그룹 내 지배력을 높였고요. 

차남 김동원 사장과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금융과 유통·반도체 장비 사업에 각각 공을 들이며 체급 맞추기를 하고 있습니다. 

김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범LG가 아워홈 지분 58.62% 를 인수해 급식 시장에 재진출 했습니다. 

[앵커] 

장기적으로는 계열사 간 지분 손바뀜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겠군요? 

[기자] 

당장 어떠한 지분 취득이 이뤄진다고 단정할 순 없겠지만, 만약 한화에너지와 ㈜한화를 합병한 뒤 인적 분할한다면 삼 형제가 맡고 있는 사업으로 재편이 손쉬워집니다.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은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데 유리 수밖에 없고요. 

여기에 인적, 문적 분할이 추가로 이뤄진다면 종국엔 각 삼 형제간 계열분리가 가시화되는 것입니다. 

한화그룹은 "합병에 대한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윤지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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