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vs '미국만' 표기 논란…독도 표기로 일본과 부닥친 한국 정부의 선택은?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2.19 15:29
수정2025.02.19 15:34
[기자회견 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팜비치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당일인 지난달 20일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만' (Gulf of Mexico) 명칭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변경하고 이에 멕시코가 반발하면서 우리 정부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멕시코만은 멕시코, 미국, 쿠바에 둘러싸인 수역으로, 대서양 및 카리브해와 이어져 있습니다.
이후 구글과 애플은 자사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멕시코만 표기를 미국만으로 바꿨고, 멕시코 측은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영토 일부의 지리적 영역 명칭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AP 통신이 멕시코만 명칭을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히자 백악관 측이 AP 통신 기자와 사진기자의 대통령 집무실(오벌오피스)과 전용기(에어포스 원)의 취재를 금지하는 등 미국 내부 갈등도 빚어지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미국과 멕시코 사이 명칭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면서 각국도 어떻게 해당 수역을 표기할지에 대해 고심하는 데, 지명은 영토 문제의 연장선에서 각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영국 정부는 지난달 '멕시코만'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만의 '미국만'으로의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현재 '멕시코만'이라는 명칭을 유지하고 있는데,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등에는 해당 수역이 멕시코만으로 표기돼 있습니다.
그러나 방침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19일 "(명칭) 관련 정책 변화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관련국 간 단일 명칭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 각각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지명을 모두 병기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반 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만약 미국과 멕시코 간 명칭을 둘러싼 분쟁이 본격화하면 한국이 두 명칭을 모두 쓰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특히 미국 정부의 공식 요청이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은 아직 우리 정부에 별도로 변경 요청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미국 의회조사국(CRS)도 지난달 말 관련 보고서에서 해당 수역 명칭이 국제적으로 혼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의 동해에 대해 일본이 일본해라고 부르는 사례를 거론했습니다.
미국 지명위원회(BGN)는 동해 지역의 기준 명칭으로 '일본해'(Sea of Japan)를 사용하고 있으나 2018년부터 별칭(variant name)으로 '동해'(East Sea)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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