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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실적 KB·신한·우리·하나, '이것' 때문에 속탄다

SBS Biz 지웅배
입력2025.02.19 09:06
수정2025.02.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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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들의 사상 최대 실적에도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흐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9일) 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지난 5일부터 어제(18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3천720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주가도 지난 4일 9만1천300원에서 지난 13일 7만9천400원까지 하락했고,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어제 종가는 8만2천100원에 그쳤습니다.

연간 순이익 5조원을 처음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흐름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이례적 실적보다 아직 주주환원 기대감을 키우기 어렵다는 데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 측은 앞서 보통주자본비율(CET1) 13~13.5%를 넘는 잉여 자본을 주주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난해 말 비율이 13.51%로 1년 전보다 0.08%포인트(p) 하락해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지난해 3분기 말 13.85%까지 상승했던 CET1 비율은 4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급락한 상황입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시장 기대에 비해 KB금융의 CET1 비율 수준과 자사주 규모가 다소 아쉬웠다"며 "CET1 상향 관리 노력의 절실함이 다른 회사보다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금융주 가운데 '최선호주'로 꼽히는 KB금융의 사정이 나빠지자 경쟁사들의 투자 심리도 덩달아 악화한 분위기입니다. 마침 미국 신정부가 들어서며 생긴 반사이익 기대로 조선주와 방산주 쪽으로 '머니 무브'가 일어난 점도 금융주 소외의 한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6일부터 어제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1천8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주가도 5만700원에서 4만8천450원으로 내렸습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실적 발표 당일인 4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순매도가 20억원에 달했습니다. 다만, 주가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5만9천300원에서 6만1천200원으로 올랐습니다.

신한금융 CET1은 지난해 3분기 말 13.17%에서 4분기 말 13.03%로, 하나금융 CET1은 13.17%에서 13.13%로 나란히 하락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반면,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실적 발표(7일) 이후 전날까지 유일하게 240억원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주가는 1만5천670원에서 1만7천24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우리금융 CET1 비율은 지난해 말 12.08%로 다른 금융지주보다 크게 낮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 11.95%보다 개선된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우리금융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자본비율을 발표했다"며 "다른 회사보다 낮은 자본비율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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