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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BYD는 고속주행…테슬라는 뭐하나?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2.14 10:49
수정2025.02.14 11:17

[앵커]

중국 전기차 비야디가 또 한 번 업계를 발칵 뒤집어놨습니다.



거의 모든 차종에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을 옵션이 아닌, 필수 사양으로 장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소식에 비야디 주가는 날개를 달았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테슬라의 주가는 CEO가 딴 데 정신이 팔린 사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두 경쟁사의 희비 교차,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비야디가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장착해 준다고 선언했어요?

[기자]

그간 초저가 전략으로 경쟁사들을 하나씩 추월하더니, 이번엔 전 국민 자율주행 시대를 선언하면서 업계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더는 가질 수 없는 사치품이 아니고, 안전벨트와 에어백처럼 필수 도구가 됐다며, 저가 모델을 포함한 거의 모든 차종에 무료로 제공하기로 한 건데요.

기존에는 우리 돈 4천만 원 이상 모델에만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왔는데, 이제 1천만 원 초반대 모델까지도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가격전쟁에 혈안이 된 다른 중국 업체들도 2천만 원대 차량에만 적용해 왔고, 자율주행 기술에 올인하고 있는 테슬라는 4천만 원 이상 모델부터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인 시도입니다.

[앵커]

어떤 평가가 나오나요?

[기자]

업계는 비야디가 새로운 가격전쟁을 선포하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평가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에서 아직 출시 승인도 받지 못한 테슬라가 비야디에 시장을 내주고 있다 지적하면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후광이 약해질 것이란 평가를 내놨고요.

UBS는 장기적으로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인텔리전스 혁신을 이끌고, 또 이를 대중화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비야디는 지난해 첨단 기술 개발에 우리 돈 20조 을 투자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면서 기술력 끌어올리기에 여념이 없고요.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지난해 처음으로, 안방인 중국에서 폭스바겐을 제치고 승용차 판매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전기차 순위가 아닌 전체 순위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고요.

외신들은 "중국 국유 기업과 외국계 회사가 지배해 왔던 중국 자동차 시장의 주역이 바뀌고 있다"며, "전기차 분야에서 힘을 모은 중국차의 영향력은 세계 무대에서도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실제로 중국 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크게 올랐죠?

[기자]

한참이나 뒤떨어져 있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산 자동차의 글로벌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무려 절반에 가까운 41%를 찍었습니다.

12월 한 달간 850만 대가 넘는 중국산 전기차가 팔렸고, 지난해 한 해 전체로 보면 9천만 대가 판매됐습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3분의 1이 넘습니다.

중국만큼이나 전기차에 진심인 유럽 시장 점유율도 회복됐고요.

신흥국과 개도국이 몰린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서 성장세가 뚜렷해졌습니다.

[앵커]

비야디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비야디의 성장세가 눈부신데요.

4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면서 한 해 동안 410만 대가 넘는 차량을 팔았는데, 같은 기간 178만여 대를 판매한 테슬라의 두 배가 넘습니다.

3위에 오른 지리자동차도 138만여 대를 팔아 1년 전보다 60% 가까이 성장하면서 테슬라를 바짝 뒤쫓고 있고요.

4위에 랭크된 상하이 자동차도 100만 대 넘게 팔아 폭스바겐을 5위로 밀어냈습니다.

반면 7위에 오른 현대차는 55만 대를 팔아 전년 대비 1.8%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고전했는데요.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경쟁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운데, 비야디가 차세대 모빌리티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까지 무료로 풀어버리면서 2차 가격전쟁에 불을 지피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반대로, 전기차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테슬라는 분위기가 암울합니다.

판매량은 떨어지고, 머스크의 광폭행보에 흔들리고 있어요?

[기자]

요즘 테슬라 관련 소식들을 보면, 기술 혁신은 없고 온통 머스크의 정치 행보로 도배가 돼 있는데요.

판매 부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활동에 몰입하며 논란이 되는 이슈들을 양산하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잠잠하나 싶었던 머스크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먼저 주가 흐름부터 살펴보면 불과 두 달여 만에 30%가량 빠지면서 시총 탑텐 자리도 위태위태합니다.

더 이상 매그니피센트 7이라 불릴 수 없게 됐고, 시총 1조 달러 유지도 힘든 상황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이슈들이 이렇게 테슬라를 끌어내리고 있나요?

[기자]

먼저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판매량이 부진해 회사 펀더멘털에 금이 가는 게 주가 하락의 1차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지난 1월 독일에서 판매량은 60% 가까이 급감했고,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각각 63%, 12% 미끄러졌고요.

중국에서도 같은 기간 10% 넘게 줄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판매를 위한 대외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전쟁 자체가 회사에는 악재인데, 테슬라의 핵심 소재인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테슬라 차량 생산 비용은 한층 늘어날 전망입니다.

문제는, 머스크의 광폭 정치 행보와 이슈 메이킹이 주가 하락폭을 키우고 전기차 판매를 감소시키고 있다는 건데요.

머스크가 반이민과 인종주의를 지향하는 독일 극우 정당 지지 연설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선 '나치식 경례'를 떠올리게 하는 동작을 하는 등, 반복적인 극우 정치 행보는 곧바로 독일에서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앵커]

오픈 AI 인수 논란도 대형 악재가 됐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가 이번 주 오픈 AI를 사들이겠다고 나서자,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주식을 매도할까 노심초사 중인데요.

과거 트위터를 사들일 때도 테슬라 주식을 우리 돈 56조 원어치나 팔아치우면서, 그해 테슬라 주가는 65% 폭락했는데, 그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머스크가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임명된 뒤 본업인 테슬라 경영은 뒷전이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주가가 부진한데도 온 신경이 미국 내 정치싸움에 쏠려 있다는 겁니다.

삭소 뱅크의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테슬라의 가장 큰 도전은 기술이 아니라 인식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따른 부담이, 현재 판매와 브랜드 충성도, 투자자 신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고했고요.

스티펠도 테슬라의 순호감도가 사상 최저치인 3%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오너 리스크가 강화되면서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도 추락하고 있는데요.

최근 소셜미디어를 보면, 테슬라 차주들이 '머스크가 지금처럼 미치기 전에 이 차를 샀다'는 범퍼 스티커를 붙이는 릴레이까지 유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말 그대로 '웃픈' 현실이군요.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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