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산다' 금값, 어디까지?
SBS Biz 김성훈
입력2025.02.14 10:49
수정2025.02.14 14:34
[앵커]
'믿을 건 금밖에 없다' 이번 주 국제 금값이, 말 그대로 '금빛'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어느새 2천9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더니, 이제는 3천 달러를 향해 가고 있는데요.
주식과 비트코인이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에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이, 금은 묵직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더 오를까요?
김성훈 기자와 분석해 보겠습니다.
현재 금 가격이 얼마죠?
[기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천950 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올해 가격 흐름을 보면, 연초부터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여러 차례 다시 썼습니다.
한때 2968.5달러를 찍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 따르면, 금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44%나 뛰어, 미국의 대표 증시 지수인 S&P500의 상승률 21%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금 가격이 뛰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죠.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금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미 연준의 금리 동결 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를 지목했는데요.
그중에서도 '관세'가 금 가격을 움직이는 최대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뿐만 아니라, 철강을 시작으로 반도체, 자동차까지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추가 관세를 예고하며 경제 불확실성을 전방위적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폭탄발언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가자지구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 사들이기에 여념이 없죠.
이 현상도 금 가격 상승의 원인이잖아요?
[기자]
말씀드린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 매입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인데요.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4년 만에 최대 수준인 1천186톤의 금을 사들였는데요.
특히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4분기에만 1년 전보다 54% 많은 333톤의 금을 매입했습니다.
미국의 정치·경제적 급변 상황에 앞서 자국 경제의 안전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금 비축에 나선 겁니다.
특히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는데요.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에만 40톤이 넘는 금을 매입해 금 보유량을 역대 최대인 2천280톤 수준까지 늘렸습니다.
세계금위원회는 "외화보유고를 다변화해 과도한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라고 봤습니다.
[앵커]
다른 자산 흐름과 비교해 보면, 금값 상승세가 더 두드러지죠?
[기자]
트럼프의 등장으로 수혜가 예상됐던 다른 투자 자산들의 수익률이 주춤하면서 금이 더욱 부각되는 모양새입니다.
먼저 달러는 강달러 흐름이 한풀 꺾였는데요.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110선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07선까지 내려왔습니다.
또 5%대에 바짝 다가섰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대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공격적이지 않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판단과, 관세전쟁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기 시작한 측면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CEO의 수혜가 예상됐던 테슬라의 주가도 역으로 관세 부담 등에 두 달 사이 2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었던 비트코인 가격도 한때 10만 6천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현재는 9만 6천 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앵커]
금 수요가 폭등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투자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요?
[기자]
더 높은 평가가치를 얻기 위해 국제적인 금 옮기기도 활기를 띠고 있는데요.
거래소 간 시세차이, 즉 프리미엄이 발생하다 보니, 영국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곳에서 금을 사서 반대로 가격이 높은 미국 거래소에 금을 팔아 차액을 얻으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 창고에 보관된 금은 3460만 온스로,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말 이후 90% 이상 증가했습니다.
2022년 6월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국내에서도 금 한 돈 가격이 이미 60만 원선까지 오르고 70만 원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금 투자 수요가 몰리고 사재기 우려까지 커지면서 한국조폐공사는 원자재 수급 문제를 이유로 골드바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가장 궁금한 질문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까요?
[기자]
시장에선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시점의 차이일 뿐 3천 달러선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글로벌 투자은행 ING는 당장 올해 1분기에 금 가격이 3천 달러에 도달할 수도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제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는 관세 우려로 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금 가격을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씨티그룹은 올해 말, 골드만삭스도 내년 중반쯤 3천 달러를 전망했습니다.
야데니리서치를 이끄는 월가 베테랑 투자자 에드 야데니는 내년에 4천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현재의 낙관론만 믿고 금 투자에 나설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주목해서 봐야 할 변수들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과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흐름을 지켜봐야 합니다.
보통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를 부르고, 대신 금 투자 수요를 늘려 가격을 높이는데요.
그런데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CPI 상승률이 다시 3%대로 높아지면서 금리를 당장 낮출 수 있는 환경이 사라졌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다시 치솟는 인플레이션 때문이죠.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관세폭탄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연내 미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정도 내리거나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ING는 올해 평균 금 가격 전망치를 2천760달러로 제시하면서 "연준이 금리를 오랜 기간 움직이지 않는다면 금의 매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금 수요 증가 전망이 유효하겠지만, 연준의 통화정책과 트럼프의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언제 걷히느냐에 따라 금값도 조정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믿을 건 금밖에 없다' 이번 주 국제 금값이, 말 그대로 '금빛'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어느새 2천9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더니, 이제는 3천 달러를 향해 가고 있는데요.
주식과 비트코인이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에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이, 금은 묵직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더 오를까요?
김성훈 기자와 분석해 보겠습니다.
현재 금 가격이 얼마죠?
[기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천950 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올해 가격 흐름을 보면, 연초부터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여러 차례 다시 썼습니다.
한때 2968.5달러를 찍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 따르면, 금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44%나 뛰어, 미국의 대표 증시 지수인 S&P500의 상승률 21%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금 가격이 뛰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죠.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금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미 연준의 금리 동결 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를 지목했는데요.
그중에서도 '관세'가 금 가격을 움직이는 최대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뿐만 아니라, 철강을 시작으로 반도체, 자동차까지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추가 관세를 예고하며 경제 불확실성을 전방위적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폭탄발언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가자지구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 사들이기에 여념이 없죠.
이 현상도 금 가격 상승의 원인이잖아요?
[기자]
말씀드린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 매입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인데요.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4년 만에 최대 수준인 1천186톤의 금을 사들였는데요.
특히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4분기에만 1년 전보다 54% 많은 333톤의 금을 매입했습니다.
미국의 정치·경제적 급변 상황에 앞서 자국 경제의 안전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금 비축에 나선 겁니다.
특히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는데요.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에만 40톤이 넘는 금을 매입해 금 보유량을 역대 최대인 2천280톤 수준까지 늘렸습니다.
세계금위원회는 "외화보유고를 다변화해 과도한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라고 봤습니다.
[앵커]
다른 자산 흐름과 비교해 보면, 금값 상승세가 더 두드러지죠?
[기자]
트럼프의 등장으로 수혜가 예상됐던 다른 투자 자산들의 수익률이 주춤하면서 금이 더욱 부각되는 모양새입니다.
먼저 달러는 강달러 흐름이 한풀 꺾였는데요.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110선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07선까지 내려왔습니다.
또 5%대에 바짝 다가섰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대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공격적이지 않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판단과, 관세전쟁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기 시작한 측면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CEO의 수혜가 예상됐던 테슬라의 주가도 역으로 관세 부담 등에 두 달 사이 2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었던 비트코인 가격도 한때 10만 6천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현재는 9만 6천 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앵커]
금 수요가 폭등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투자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요?
[기자]
더 높은 평가가치를 얻기 위해 국제적인 금 옮기기도 활기를 띠고 있는데요.
거래소 간 시세차이, 즉 프리미엄이 발생하다 보니, 영국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곳에서 금을 사서 반대로 가격이 높은 미국 거래소에 금을 팔아 차액을 얻으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 창고에 보관된 금은 3460만 온스로,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말 이후 90% 이상 증가했습니다.
2022년 6월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국내에서도 금 한 돈 가격이 이미 60만 원선까지 오르고 70만 원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금 투자 수요가 몰리고 사재기 우려까지 커지면서 한국조폐공사는 원자재 수급 문제를 이유로 골드바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가장 궁금한 질문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까요?
[기자]
시장에선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시점의 차이일 뿐 3천 달러선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글로벌 투자은행 ING는 당장 올해 1분기에 금 가격이 3천 달러에 도달할 수도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제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는 관세 우려로 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금 가격을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씨티그룹은 올해 말, 골드만삭스도 내년 중반쯤 3천 달러를 전망했습니다.
야데니리서치를 이끄는 월가 베테랑 투자자 에드 야데니는 내년에 4천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현재의 낙관론만 믿고 금 투자에 나설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주목해서 봐야 할 변수들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과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흐름을 지켜봐야 합니다.
보통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를 부르고, 대신 금 투자 수요를 늘려 가격을 높이는데요.
그런데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CPI 상승률이 다시 3%대로 높아지면서 금리를 당장 낮출 수 있는 환경이 사라졌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다시 치솟는 인플레이션 때문이죠.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관세폭탄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연내 미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정도 내리거나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ING는 올해 평균 금 가격 전망치를 2천760달러로 제시하면서 "연준이 금리를 오랜 기간 움직이지 않는다면 금의 매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금 수요 증가 전망이 유효하겠지만, 연준의 통화정책과 트럼프의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언제 걷히느냐에 따라 금값도 조정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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