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로 '슈퍼乙' 된 ARM, 자체 칩 올해 공개…첫 고객 메타
SBS Biz 정동진
입력2025.02.14 08:55
수정2025.02.14 08:56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올해 처음 자체 개발한 칩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소식통은 ARM 최고경영자(CEO)인 르네 하스가 이르면 오는 여름 자체 제작한 첫 칩을 공개할 예정이며, 이 새로운 칩의 첫 고객으로 이미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을 확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뉴욕 증시에서 ARM의 주가는 전날보다 6% 상승한 164.8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ARM은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그동안 칩을 자체적으로 만들지 않고 대신 칩 설계 자산을 다른 회사에 라이선스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칩의 90% 이상이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할 정도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합니다.
애플, 퀄컴, 삼성, 엔비디아 등 전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이 ARM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에 ARM은 반도체 업계의 '스위스'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엔비디아가 지난 2020년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하려다 칩 시장에서 차지하는 ARM의 핵심 역할에 대한 반독점 우려로 규제 당국에 제지당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ARM의 자체 칩 개발은 기존의 칩 설계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변화를 의미합니다.
또 이는 엔비디아를 포함해 일부 주요 고객들과 ARM이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도 갖습니다.
ARM의 첫 작품은 인공지능(AI) 훈련과 구동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CPU)가 아닌 대규모 데이터 센터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FT는 ARM의 자체 칩 출시가 향후 AI 칩 생산으로 전환하려는 더 큰 계획의 한 단계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대주주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AI 인프라 확장을 목표로 ARM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으며, 자체 칩 출시는 AI 칩 시장 진출의 중요한 단계라는 것입니다.
ARM은 칩에 대한 기술 라이선스 비용과 로열티로 수익을 창출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올리다 보니 AI 열풍에도 칩 제조업체가 누리고 있는 큰 폭의 성장세에서 다소 벗어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첨단 AI 칩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AI 칩 시장에도 뛰어들어 칩 공급 부족을 해결하고 성장도 이뤄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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