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 브리핑] "뇌물 수사하지마"…트럼프, 美 기업 '외국 관리 뇌물 수사 중단' 행정명령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2.11 04:49
수정2025.02.11 05:40
[데이비드 색스 AI·가상화폐 차르 (연합뉴스 자료사진)]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中, D램 시장 '존재감'..."삼성·SK하이닉스 위협"
▲AI 주도권 '쩐의 전쟁'...마크롱, '프랑스판 스타게이트' 띄운다
▲TSMC, 美 투자 늘린다...1분기 매출 '껑충'
▲침울한 美 IPO 시장...새 SEC 위원장이 되살리나
▲"뇌물 수사하지마"...트럼프, 美 기업 '외국 관리 뇌물 수사 중단' 행정명령
中, D램 시장 '존재감'..."삼성·SK하이닉스 위협"
미국의 제재로 오히려 '반도체 자립'에 속도가 붙은 중국이 D램 시장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실상 0%였던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단 5년 만에 5%로 증가하면서 글로벌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도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건 창신메모리입니다.
현지시간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지난해 창신메모리의 점유율은 5%에 달했습니다. 약 10년 전만 해도 D램 생산 역량이 전무했고 2020년 점유율은 0%였는데, 알리바바를 비롯한 대기업과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현재는 최신 D램 제품인 DDR5를 대량으로 찍어내고 있고,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개발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 용량만 놓고 보면 창신은 지난해 글로벌 D램 생산량의 약 10%에 달하는 D램을 생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생산 품질이 낮아 실제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향후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노무라증권은 창신의 DDR4 생산량이 매월 20만장 수준에 달하고, 세계 D램 시장의 15%를 차지한다 설명했습니다.
중국 D램 업체들이 계속해서 점유율을 늘릴 수 있었던 건 거대한 내수 시장 덕분입니다.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60%에 육박하고, 중국 TV 제조업체와 컴퓨터 제조업체의 점유율도 각각 40%, 30%를 웃돕니다.
D램이 사용되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낮은 가격과 정부 보조금도 한몫하면서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올해 10%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AI 주도권 '쩐의 전쟁'...마크롱, '프랑스판 스타게이트' 띄운다
미국이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계획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내놓은 데 이어 프랑스도 대규모 AI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중국의 딥시크 쇼크 이후 AI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오일 머니’ 등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려는 글로벌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지시간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개최되는 파리 AI 정상회의를 앞두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I 분야에 총 1090억 유로(약163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 투자사인 브룩필드에서 200억 유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최대 500억 유로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입니다. 투자금의 상당 부분은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사용됩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AI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는 미국이 스타게이트를 발표한 것에 대한 프랑스의 대응”이라며 “유럽과 프랑스는 투자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오픈AI, 소프트뱅크그룹, 오라클 등의 기업들이 향후 4년간 데이터 센터 등 AI 인프라에 5천억 달러(약 725조 원)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프랑스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AI 투자 발표는 중국발 딥시크 쇼크로 인한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딥시크가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추론 기능’까지 구현해내며 미국뿐 아니라 중국까지 AGI 개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AGI 개발에 완전히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대규모 자본 투입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20개가 넘는 EU의 주요 연구 기관, 회사가 모여 유럽의 자체 AI 모델 개발을 위한 ‘오픈유로LLM’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EU의 지원과 더불어 민간 투자를 통해 총 5천200만 유로(약 77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딥시크를 통해 가능성을 본 중국은 각 산업군에서 자국 AI 활용을 확대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딥시크는 세계 각국에서 잇달아 접속 차단 등 금지 조치를 받는 가운데 몸집 불리기에 여념 없습니다.
최근 레노버를 비롯해 지리자동차, 중국 최대 휴머노이드 로봇업체 UB테크 등이 딥시크 AI 모델을 연거푸 도입하는 등, PC는 물론이고 로봇과 전기차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TSMC, 美 투자 늘린다...1분기 매출 '껑충'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정책에 협조해 미국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현지시간 10일 보도했습니다.
10∼11일 이틀간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단지에서 열리는 TSMC 이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정책에 대한 투자 대응 등이 핵심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입니다.
특히 이사회에서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21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에 1.6㎚(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신규 건설안과 관련한 투자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SMC는 애리조나주 1공장(P1)에서 4나노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2공장(P2)은 올해 상량식 등을 완료하고 2027년 3분기부터 3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입니다.
이사회에서는 또 미국 내 첫 번째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계획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첨단 반도체의 미국 내 생산과 반도체 관련 관세 추가 부과 등에 대한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하면서 TSMC의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1일 대만 남부 타이난지역에서 발생한 6.4 규모 지진으로 53억 대만달러(약 2천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평가된다고 TSMC는 이날 밝혔습니다.
당시 대만 남부과학산업단지(난커·南科) 내 TSMC 공장의 웨이퍼(반도체 제조용 실리콘판) 손상이 예상보다 심각해 폐기 물량이 수만장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험 정산을 거친 최종 순손실액은 1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TSMC는 생산량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영업 이익률 등 연간 전망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 1월 매출은 2천932억8천800만 대만달러(약 12조9천600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액은 1월로는 사상 최대를 경신했고, 13개월 연속 전년동기대비 증가했습니다.
침울한 美 IPO 시장...새 SEC 위원장이 되살리나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상당 기간 고금리를 유지한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행된 각종 규제 정책이 상장 시장을 위축시켰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증권 당국 수장으로 지명된 인사가 친시장 성향인 만큼 규제를 혁파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됩니다.
현지시간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업들이 주식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320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200억 달러)보다 증가한 규모지만 10년 평균치가 49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위축돼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도 4천개 미만으로 활황을 보였던 1998년(약 7천개)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2년 이상 이어진 금리 인상기와 맞물리면서 IPO 시장이 활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풀리면서 많은 기업들이 고평가를 받으며 증시 데뷔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시장이 갑작스럽게 얼어붙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전임 정부에서 시행한 각종 규제 정책이 시장 침체를 가속화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게리 겐슬러가 이끌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업들의 우회상장 경로를 좁히고 상장사들의 공시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투자자들은 SEC 위원장 교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SEC 위원장으로 지명한 폴 앳킨스가 친기업 성향을 보여왔던 만큼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서입니다. 시장에서는 앳킨스 위원장이 이끌게 될 SEC가 특수목적인수회사(SPAC) 상장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고 기후 공시 등 각종 제약 요건을 대폭 줄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기대만큼 IPO 시장이 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반론도 나옵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는 당국의 수장 교체와 함께 금리 인하가 필수적인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금리 경로를 예상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지자 연준은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워졌습니다.
"뇌물 수사하지마"...트럼프, 美 기업 '외국 관리 뇌물 수사 중단' 행정명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미 기업들의 해외 뇌물에 대해 수사하지 말 것을 법무부에 지시했습니다. 미 국내외 기업들이 미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수사 대상이지만, 미 기업들이 외국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미 법무부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현지시간 10일 CNBC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법무부가 외국 관리 뇌물 수수를 금지하는 법률을 이행하는 것을 일시 중단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는 미 기업들이 외국 경쟁사들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습니다.
이날 대통령 지시에 따라 법무부는 ‘외국 부패 실행법(FCPA)’과 관련된 수사를 중단하게 됩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법률 이행 일시 중단은 FCPA가 (미국의) 경제적 이해와 국가 안보에 부합하도록 조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FCPA는 1977년 발효된 법률로 미 기업들과, 미국인, 또 미국에서 주식을 발행한 외국 기업들이 외국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것을 금지하는 법입니다.
이 법은 1998년 뇌물 전달이 미국에서 이뤄진 외국 기업과 외국인으로 확대 적용됐습니다.
FCPA를 위반하면 최대 15년 징역형과 25만달러(약 3억6300만원) 벌금, 또는 외국 관리가 뇌물로 요구한 금액의 3배를 벌금으로 내도록 돼 있습니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24건을 적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23년에는 17건이 적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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