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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담] 신동빈 회장, 주식 86%가 담보…야속한 주가

SBS Biz 이광호
입력2025.02.10 17:04
수정2025.02.13 16:1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추가로 수십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주식 담보 비율이 8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2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한국증권금융과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변경했습니다. 기존 2천359억원이었던 총 대출액이 2천429억원으로 70억원 늘었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 주식 약 1천400만주, 롯데쇼핑 주식 약 290만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담보로 잡힌 주식 수는 롯데지주 약 1천200만주, 롯데쇼핑 약 260만주입니다. 

신 회장의 보유 주식 86%가 담보로 잡힌 것으로, 지난해 10월 73%에서 4개월사이 13%p 급증했습니다. 

이는 주요 그룹 총수들의 주식대출 담보 비율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높은 수준입니다. 이재용 삼성 회장의 경우엔 별도의 대출이 없고 세금 납부를 위한 공탁만 있는데, 공탁된 주식의 보유 대비 비율은 53.9%입니다. 



최태원 SK 회장도 주식 대출 담보 비율은 37.2%, 일부 회사와 질권 설정을 해 놓고 담보를 맡긴 경우를 모두 포함해도 70% 수준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57.3%에 그치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은 담보로 잡힌 주식이 없습니다. 

주가 '우하향'…대출 3% 늘 때 담보 18% 늘어
문제는 신 회장이 보유한 두 회사의 주가가 좋지 못하다는 겁니다. 

롯데지주의 주가는 지난해 2월 3만3천원대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어제 종가 기준 약 2만1천원으로 하락했습니다. 신 회장의 지분가치도 고점 기준 4천600억원에서 2천9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롯데쇼핑 역시 비슷한 시기 고점인 9만2천원대에서 약 5만6천원으로 내려오면서, 신 회장 지분가치는 약 2천700억원에서 1천6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계약 변경에서 담보로 잡힌 주식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대출 규모는 3% 늘었지만 제공한 담보는 17.9% 급증했습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상속세 납부를 마무리해 세무서에 제공했던 납세담보는 해제됐습니다. 뚜렷한 자금 이용처가 사라진 건데, 그럼에도 낮은 주가를 감수하고 추가 대출을 받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재무적 안정성은 아직 충분하다는 평가입니다. 신 회장이 맺은 대출 계약의 담보 유지 비율은 110%입니다. 액수로는 2천672억원어치 이상의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신 회장의 현재 보유 지분가치가 4천5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아직은 여유가 있습니다. 

주가 하락 방어해야…"부양책 나올 수도"
하지만 이미 1년 전보다 40% 빠진 주가가 계속 떨어지는 경우에는 대출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롯데그룹 전반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더 떨어진다면, 극단적으로는 주식의 추가 담보 제공이 어려워져 경영권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이로 인해 오히려 주가 제고 노력이 더 벌어질 거란 관측도 있습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최대주주의 담보대출이 많은 경우에는 주가 부양을 위한 추가 노력을 기울일 개연성이 있다"며 "배당 확대 등 주가 부양책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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