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SBS Biz

AI 침투한 검색시장…네이버, 전방위 AI 도입한다

SBS Biz 김동필
입력2025.02.10 11:25
수정2025.02.10 12:00

//img.biz.sbs.co.kr/upload/2022/10/14/Hvp1665730854542-850.jpg 이미지

인공지능(AI)이 플랫폼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면서 네이버 등 전통적인 '검색시장'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난해한 질문에도 스스로 질문자 의도를 추론한 뒤 인터넷을 뒤져 출처를 달아 답을 내놓는 챗GPT·딥시크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비롯해 퍼플렉시티 등 AI 검색 서비스들이 일반 이용자들 사이로 빠르게 파고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화형 검색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관측에 AI가 없는 검색 서비스는 뒤처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나옵니다.

이에 네이버는 미래 성장 동력을 'AI'로 낙점하고 자체 모델 고도화에 나서는 한편, 전 방위적 서비스에 AI를 도입하면서 대응에 나섰습니다.
네이버 "상반기 'AI브리핑' 도입…맥락 맞는 콘텐츠 추천할 것"
//img.biz.sbs.co.kr/upload/2025/02/10/rmy1739151964984-850.jpg 이미지


10일 IT 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이용자의 질의에 AI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최적의 정보를 요약 제공하는 AI 브리핑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네이버 컨퍼런스콜에서 AI 브리핑 서비스와 관련해 "우선 정답형 질의 적용을 시작으로 신뢰도 높은 요약 정보를 제공하고 맥락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검색의 정확도를 개선하고자 한다"라면서 "점진적으로 정보성 검색과 탐색의 과정 전반에 걸쳐 그 적용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작년부터 신청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검색 서비스인 큐(Cue:)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고도화해 AI 브리핑으로 서비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최 대표는 "사용자의 탐색 과정에서 AI 브리핑이 추천하는 콘텐츠와 연계된 확장 검색을 수행하는 검색 탐색, 재검색의 선순환 구조를 더욱 강화하고 이를 보다 쉽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AI 기술의 정밀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며 "단순한 검색 정보의 제공을 넘어 이용자가 AI 기반의 분석과 탐색을 통해 폭 넓은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도록 기술 투자를 지속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딥시크 충격…'AI 추론' 검색 영역으로 확대

네이버의 이같은 시도는 최근의 AI 개발속도에 따른 위기감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달 중국에서 개발된 생성형 AI 딥시크가 업계에 큰 파장을 가져왔고 선도적인 AI 기업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AI 모델을 훈련시키면서도 저사양 칩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과연 적절한지 논쟁이 촉발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과도한 개인 정보 수집 논란이 일긴 했지만 추론 모델 ‘R1’의 소스 코드를 일반에 공개하는 등 딥시크가 촉발한 비용과 기술 혁신에 기존 빅테크 기업들도 적극 대응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오픈AI는 지난 5일부터 그간 유료로 제공했던 대화형 검색 엔진 ‘챗GPT 서치’를 모든 사용자에게 개방한 게 단적인 예입니다.

일반 검색 엔진처럼 누구나 들어와서 검색할 수 있도록 열어준 것으로 대화하듯 자연어로 질문을 던지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서 적합한 정보를 찾아 제공합니다.

구글도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한 검색 서비스 ‘AI 오버뷰(개요)’를 시작했고, AI 기반 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퍼플렉시티도 유료사용자에겐 o1·r1 등 추론모델까지 더한 검색 기능도 지원하고 나섰습니다.

문제라고 지적받았던 '환각률'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됐습니다. 환각은 AI 모델이 잘못되거나 부정확한 답을 생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AI 스타트업 벡타라의 환각률 벤치마크(HHEM)에 따르면, 구글 제미나이 2.0 제품군은 환각률 0.7%를 기록했고, 오픈AI 챗GPT o3 미니 하이도 0.8%를 나타내면서 1% 미만에 진입했습니다. 환각률이 0%대에 진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AI가 이제 실수할 확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AI를 활용한 검색이 신뢰도와 편의성을 갖추자 이를 이용하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58.1%로 나타났습니다. 여전히 1위를 굳건히 유지 중이지만, 2015년 78%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준입니다.
 
"클로바X 고도화 목표…외부 협업도 열려 있어"

네이버는 위기를 기회로 살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최 대표는 "딥시크는 후발주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 투자로 선도업체를 추격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이고, 우리에게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네이버도 선도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멀티 모델이나 추론 능력 등의 강화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다양한 비용 효율화 방안도 지속해서 모색해 나갈 계획으로, 현재 네이버 모델도 효율적이라는 점도 발견한 상태"라고 자신했습니다.

이어 "변화의 속도가 좀 더 앞당겨졌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면서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 서비스에 최적화된 모델 능력과 속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월 중에는 플래그십 모델의 업데이트를 실시할 예정이고 연내에 보이스, 이미지, 비디오 등 다양한 멀티 모달리티에 관해서도 성과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자체 모델 고도화 외에도 네이버는 외부업체와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최 대표는 "아직 서비스 제공에 (타사 LLM을) 직접 활용한 사례는 없다"라면서도 "자체 모델을 가지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가지고 외부 LLM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현재 새로운 AI 서비스 '카나나'의 출시를 준비 중인 카카오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카카오의 서비스에 챗GPT 등의 기술을 접목하는 한편 공동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자체 모델인 '가우스'  개발 중인 삼성전자도 갤럭시 S25 시리즈에 구글의 제미나이를 도입하는 등 협업하고 있습니다.
 
증권가 "딥시크 충격에 비용 절감 가능…온서비스 AI 전략 '긍정 효과'"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의 AI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열위로 평가되었던 AI 사업도 딥시크 등장에 따라 많은 투자를 수반하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은 갖출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라면서 "온서비스 AI 전략은 네이버 전체 트래픽 및 체류시간 증가는 물론이고, 광고, 커머스, 핀테크 등 주요 사업의 매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네이버가 영위하는 모든 서비스에 AI가 활용될 수 있으며 이를 자체 기술로도 저렴하게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재평가 근거는 충분하다"라면서 "네이버는 딥시크 전에 이미 AI 비용을 과거 대비 의미 있게 줄여 놓은 것으로 추정되며 추가로 AI 비용 효율화가 가능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딥시크가 쏘아 올린 AI 시장의 파장에 따라 구글의 제미나이 2.0 입출력 토큰비용도 크게 줄었고, 오픈 AI도 챗GPT의 소스코드를 공개할 수 있는 고민을 안겼다"라면서 "이러한 AI 시장의 판도 변화는 네이버와 같은 AI 모델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크게 완화시켜줌과 동시에 AI 서비스 개발 속도를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짚었습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각각의 사업 부문에 적용될 온서비스 AI 역시 서비스 품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습니다.

다만 네이버의 AI 서비스가 실제 수익을 거두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AI 추론 비용 하락으로 글로벌 SW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AI 서비스가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김동필다른기사
SKT 6월말 사운 걸린 위약금 면제 결론난다
대한상의 'AI 포럼' 개최…최태원 "韓 AI 늦었기에 집중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