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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네덜란드도 첨단장비 수출통제 강화…"한국엔 기회"

SBS Biz 안지혜
입력2025.02.10 06:44
수정2025.02.10 06:46

[수출입 제재 (PG)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 출시에 대응해 대중국 수출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일본과 네덜란드 등도 수출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높아지는 보호무역 장벽이 오히려 한국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공급망 내 입지를 강화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무역안보관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 장비 독자 통제 범위 대폭 확대'와 '日, 반도체·양자컴퓨터 등 신흥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강화' 이슈를 담은 리포트를 잇따라 발간했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리포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신흥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개정안은 내달 1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이르면 5월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조치로 일본 정부는 반도체 장비 22종, AI 2종, 양자컴퓨터 6종 등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추가했습니다.



반도체 장비의 경우 첨단반도체 제조를 위한 노광, 식각, 증착, 세정, 검사 등 장비가 수출통제 대상에 추가되거나 관련 통제가 강화됐고, AI 분야에서는 600GB/s 이상의 양방향 전송 속도를 갖는 AI용 집적회로, AI용 집적회로 컴퓨터 등 2종이 신규 통제 대상으로 등재됐습니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감광제 등 설계 및 제조 기술에 대해서는 강화된 특정포괄허가 정책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 품목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수출 시에도 거래 상대방이 사전에 특정된 경우에만 포괄 허가를 적용합니다.

다만, 한국 수출의 경우 기존과 같이 완화된 일반포괄허가 정책이 적용됩니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는 지난달 15일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독자적 수출통제 조치 개정안을 발표했고, 이 조치는 오는 4월 시행 예정입니다.

네덜란드는 작년 12월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 조치에 부응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필수적인 실리콘관통전극(TSV) 식각장비, 첨단반도체 패턴 공정이 가능한 임프린트 노광장비 등 수출통제를 강화합니다.

이는 대부분 미국의 독자 통제품목으로,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이 주로 취급하는 인라인 검사장비, 오버레이 계측장비 등이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수출통제는 중국의 반도체·기술 굴기(屈起)를 견제하기 위한 탈중국 기조 아래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흐름이 한국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지에 우리 기업과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다만, 반도체 산업에 국한하면 보호무역주의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탈중국 공급망을 새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는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공급망 구조 내에서 입지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첨단 공정에서 대만 의존도가 감소하는 것도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경 연구위원은 "다만, 미국이 무역 관세 정책을 강화하면서 한국의 생산기지가 있는 베트남과 인도가 사정권에 들 수 있어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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