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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뒷짐, 노조 나서…"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서둘러야"

SBS Biz 오수영
입력2025.02.06 18:36
수정2025.02.07 08:23

저축은행중앙회장 임기 만료를 약 1주일 앞둔 시점에서도 차기 회장 선거 공고조차 이루어지지 않자, 중앙회 노동조합이 나섰습니다.

오늘(7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저축은행중앙회지부는 사내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사측은 회장 선출 절차를 조속히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노조는 "아직까지 회장 선출 관련 공고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황에 명백히 문제가 있음을 밝힌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과 불확실한 정치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중앙회 수뇌부에 장기간 공백이 생기는 건 중앙회와 저축은행업계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노조는 "무엇보다도, 선출 지연에 따른 중앙회 인사나 조직 관리 등 중요 의사 결정이 미뤄지는 최악의 결과가 발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조는 차기 중앙회장의 과도한 선출 지연에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선거가 과도하게 지연되면 중앙회 직원들이 직접적 피해를 입을 수 있으며, 나아가 최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회원사, 그리고 회원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에 대한 대응과 지원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앙회장 선거, 왜 지연됐나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대체로 관료 출신이 맡아왔는데, 지난해 말 시작된 탄핵 정국이 장기화 하면서 관가 인사가 사실상 멈춰서 있습니다.

관례상 지난해 말부터 관 출신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들이 하마평에 올랐어야 하는데, 지금껏 아무도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망에 그나마 올랐던 인사들도 부동산 PF 직격탄 등 저축은행업계를 둘러싼 어려운 상황 속에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결국 현재까지 단 1명의 후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20일 중앙회 이사회 때 선거 절차 시작을 정하면 다음 달 정기총회 때 79개 저축은행 대표이사들이 모이는 김에 중앙회장 선거도 하는 게 현 상황에선 가장 효율적이라고들 봐왔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사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조차 안 됐으니, 원래는 이 단계에서 하던 금융당국과의 협의도 안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화경 현 회장 연임?…평가는
오화경 현 회장은 1973년 저축은행중앙회 출범 이후 19명의 회장 중 '3명 뿐인 비관료 출신' 회장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임기는 3년으로, 2022년 3월 취임한 오화경 현 회장 임기는 오는 16일까지입니다.

오 회장은 하나저축은행과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력이 있어, 업계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부동산 PF 경·공매 정리,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압박에 더해 실적 악화에 어려움을 겪어온 저축은행업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다만 2022년 2월 19대 회장 선거에서 공약했던 '양극화 해소'나 '예금보험료율 인하' 그리고 업계 숙원인 '인수·합병(M&A) 규제 완화' 등 과제 실현에 미흡했다는 비판도 받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상위 10개사(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애큐온·다올·상상인·모아·신한)의 자산은 전체 저축은행의 53%를 차지해, 오 회장 취임 직전 52.5%에 비해 양극화는 여전했습니다.

업계에선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없을 경우, 오 회장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역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중 연임 사례가 드물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임한 사례는 2·3대 최병일 전 회장과 5·6대 명동근 회장, 단 두 명뿐입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차기 회장은 중앙회가 3년간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며 "중앙회의 조직 역량과 역할을 강화하는 데 전념해야 업권 전체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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