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받고 대출"…은행권 부당대출, 선 넘었다
SBS Biz 정동진
입력2025.02.04 17:44
수정2025.02.04 18:54
[앵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주요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이 다소 충격적인데, 관심을 모은 우리금융 전 회장의 경우 부당대출 규모가 기존보다 2배나 됐습니다.
다른 은행들에서도 수백억 원대 부당대출이 드러났습니다.
매번 재발방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외치지만, 내부통제는 실패했고, 책임의식도 결여됐습니다.
먼저, 정동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동진 기자]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관련된 부당대출 규모는 기존 발표보다 2배 늘어난 730억 원이었습니다.
금감원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 회사와 자금거래가 있던 법인까지 검사 범위를 확대했기 때문으로, 부당대출은 회장이 바뀐 이후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 검사에선 우리은행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1604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저지른 사실도 드러났는데, 대출 업무를 책임지는 여신지원그룹 부행장마저 브로커를 통해 18억 원의 부당대출을 내준 뒤 수천만 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은행에서는 892억 원의 부당대출이 확인됐습니다.
은행 영업점 팀장이 대출 브로커와 결탁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가지고도 대출이 나갈 수 있게 유도했습니다.
금품을 받은 정황까지 확인됐습니다.
농협은행에서도 지점장이 브로커와 공모한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총 649억 원의 부당대출이 나갔는데, 그 대가로 1억 3천만 원의 금품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금감원이 적발한 3개 은행의 부당대출 규모는 3875억 원에 달합니다.
[이복현 금감원장 : 임직원은 은행 자원을 본인 등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대출 등 위법행위 및 편법영업을 서슴지 않았으며….]
금감원은 금융지주들이 건전성과 리스크관리가 미흡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특히 책임준공형 사업장에서의 건전성 관리가 부실했습니다.
계열 신탁사의 손해배상 예정액에 대해서도 대손충당금과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해야 하지만, 다수의 금융지주들이 토지신탁의 위험 요인을 자본비율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금감원은 숨겨진 위험 요소를 반영할 경우, 우리금융과 K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0.1~0.2%p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SBS Biz 정동진입니다.
[앵커]
금감원 발표 내용 오수영 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우선 금감원이 우리금융 현 경영진 책임론을 강조했죠.
이유가 뭡니까?
[오수영 기자]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이 총 730억인데, 그중 60%가량이 현 회장 임기 중에 취급됐음을 금감원은 오늘(4일) 발표 곳곳에서 강조했습니다.
임종룡 회장 임기 중 발생한 부실 금액을 별도 공개한 건 임 회장 책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혹은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더 촘촘한 감독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특히 이복현 원장은 브리핑에서 "내부통제 부실, 불건전한 문화에 상을 줄 생각이 없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승인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요?
[오수영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동양·ABL생명 인수 허가 여부를 지금 알긴 어렵습니다.
다만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M&A 절차 준수 소홀을 작심 비판했고, 박충현 은행부문 부원장보는 "여러 계약서를 많이 봤지만 당사자(우리금융) 과실이 없는데도 제3자(당국) 요인으로 계약금을 몰취 하는 조항은 처음 본다"는 등 절차적 미흡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금감원은 어찌 됐든 경영실태평가를 이달 안에 끝내서 금융위원회가 다음 달 안에 결론을 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최종 제재가 나오기도 전 금감원이 대대적인 언론 브리핑을 한 거잖아요?
금융사들 입장은요?
[오수영 기자]
오늘 언급된 3개 금융지주는 내일(5일) KB를 시작으로 작년 한 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일단 숨죽이는 모습입니다.
오늘 지적된 위험가중자산(RWA) 반영 등을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했는지 아닌지 여부가 공시돼야 입장 표명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은 "지적사항을 겸허히 수용한다", KB국민은행도 "내부통제 업무 프로세스를 보완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은행 공신력에 먹칠하는 일 좀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오수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주요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이 다소 충격적인데, 관심을 모은 우리금융 전 회장의 경우 부당대출 규모가 기존보다 2배나 됐습니다.
다른 은행들에서도 수백억 원대 부당대출이 드러났습니다.
매번 재발방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외치지만, 내부통제는 실패했고, 책임의식도 결여됐습니다.
먼저, 정동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동진 기자]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관련된 부당대출 규모는 기존 발표보다 2배 늘어난 730억 원이었습니다.
금감원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 회사와 자금거래가 있던 법인까지 검사 범위를 확대했기 때문으로, 부당대출은 회장이 바뀐 이후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 검사에선 우리은행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1604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저지른 사실도 드러났는데, 대출 업무를 책임지는 여신지원그룹 부행장마저 브로커를 통해 18억 원의 부당대출을 내준 뒤 수천만 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은행에서는 892억 원의 부당대출이 확인됐습니다.
은행 영업점 팀장이 대출 브로커와 결탁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가지고도 대출이 나갈 수 있게 유도했습니다.
금품을 받은 정황까지 확인됐습니다.
농협은행에서도 지점장이 브로커와 공모한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총 649억 원의 부당대출이 나갔는데, 그 대가로 1억 3천만 원의 금품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금감원이 적발한 3개 은행의 부당대출 규모는 3875억 원에 달합니다.
[이복현 금감원장 : 임직원은 은행 자원을 본인 등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대출 등 위법행위 및 편법영업을 서슴지 않았으며….]
금감원은 금융지주들이 건전성과 리스크관리가 미흡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특히 책임준공형 사업장에서의 건전성 관리가 부실했습니다.
계열 신탁사의 손해배상 예정액에 대해서도 대손충당금과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해야 하지만, 다수의 금융지주들이 토지신탁의 위험 요인을 자본비율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금감원은 숨겨진 위험 요소를 반영할 경우, 우리금융과 K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0.1~0.2%p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SBS Biz 정동진입니다.
[앵커]
금감원 발표 내용 오수영 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우선 금감원이 우리금융 현 경영진 책임론을 강조했죠.
이유가 뭡니까?
[오수영 기자]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이 총 730억인데, 그중 60%가량이 현 회장 임기 중에 취급됐음을 금감원은 오늘(4일) 발표 곳곳에서 강조했습니다.
임종룡 회장 임기 중 발생한 부실 금액을 별도 공개한 건 임 회장 책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혹은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더 촘촘한 감독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특히 이복현 원장은 브리핑에서 "내부통제 부실, 불건전한 문화에 상을 줄 생각이 없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승인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요?
[오수영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동양·ABL생명 인수 허가 여부를 지금 알긴 어렵습니다.
다만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M&A 절차 준수 소홀을 작심 비판했고, 박충현 은행부문 부원장보는 "여러 계약서를 많이 봤지만 당사자(우리금융) 과실이 없는데도 제3자(당국) 요인으로 계약금을 몰취 하는 조항은 처음 본다"는 등 절차적 미흡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금감원은 어찌 됐든 경영실태평가를 이달 안에 끝내서 금융위원회가 다음 달 안에 결론을 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최종 제재가 나오기도 전 금감원이 대대적인 언론 브리핑을 한 거잖아요?
금융사들 입장은요?
[오수영 기자]
오늘 언급된 3개 금융지주는 내일(5일) KB를 시작으로 작년 한 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일단 숨죽이는 모습입니다.
오늘 지적된 위험가중자산(RWA) 반영 등을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했는지 아닌지 여부가 공시돼야 입장 표명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은 "지적사항을 겸허히 수용한다", KB국민은행도 "내부통제 업무 프로세스를 보완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은행 공신력에 먹칠하는 일 좀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오수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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