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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892억 부당대출…금품 수수 정황도"[금감원 검사]

SBS Biz 정동진
입력2025.02.04 09:32
수정2025.02.04 11:58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 결과, KB국민은행에서도 내부통제와 건전성·리스크 관리에 상당한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감원은 오늘(4일) 지난해 KB금융지주·국민은행에 대해 실시한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민은행에서 적발된 부당대출 액수는 총 892억원이었습니다. 지난해 정기검사를 받은 KB국민·우리·NH농협은행 부당대출 액수가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발생 건수로는 291건으로 세 은행 중 가장 많았습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 영업점 팀장이 시행사・브로커의 작업대출에 조력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허위 매매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제공받아 대출이 가능한 허위 차주를 선별하고, 대출이 용이한 업종으로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부당대출 취급을 도운 것입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총 892억원의 부당대출이 나갔는데, 일부 대출에 대해 금품 및 향응을 받은 정황(금액 미정)도 포착됐습니다.

또 금감원은 임대차 계약서가 허위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음에도 추가 확인 절차 없이 시설자금대출을 취급하거나 여신서류를 직접 위·변조하는 방법으로 가계대출을 부당하게 취급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한편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영업점 감사체계가 느슨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영업점 금융사고가 빈발하는데도, 내부감사는 3년 주기로 일률적으로 운영하는 반면, 감사기간은 3~4 영업일 정도로 짧게만 진행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같은 감사체계하에서는 심도 있는 감사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금감원, 국민은행에 "건전성·리스크 관리 미흡"
'부실 심화' 부코핀은행에 꼼수 지원 적발
자체 제한한 브릿지론, 영업점에서 편법 취급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부코핀은행의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 7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꼼수지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도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부코핀은행의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 부실자산을 사실상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하는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이 SPC가 발행한 사모사채(매각대금)에 대해 6천4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과 653억원의 한도성 대출을 제공했습니다. 부코핀은행의 부실채권 위험을 KB국민은행이 최종적으로 부담하게 된 것인데, 이로 인해 국민은행의 신용 리스크 및 부실 전이 위험이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국민은행은 브릿지론을 편법으로 취급했다는 사실도 적발됐습니다. 브릿지론은 토지 확보를 위한 초기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입니다. 높은 이자율과 초단기 자금이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매우 높은 여신으로 분류됩니다.

국민은행은 이 같은 브릿지론 취급을 자체 신용평가모형상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영업부서에서 이를 우회해 '부동산 담보 대출'로 편법 취급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철거 예정인 건물의 임대료 수입을 상환능력에 반영하는 등으로 브릿지론 9천290억원(9건)을 취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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